작가·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 벌써 한달째, 아마존 밀림이 화염 속에 쓰러지고 있다. 열대우림 생태계의 15% 이상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전세계가 처참한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긴급 의제가 되었다. 이토록 큰 관심은 많은 지구인들이 아마존을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세계의 유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다른 이슈에 파묻혔다. 그나마 나오는 보도도 근본 원인을 직시하지 않는다. 말부터 바로잡자. 아마존은 그냥 불타는 게 아니다. 누군가 일부러 태우고 있다. 습도가 높은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산불이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 소중한 것에 불을 지르는가? 바로 고기 때문이다. 목초지와 사료용 곡식 재배지 확보가 목적이다. 아마존 개발에 적극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취임(2019년) 후, 아마존 산불이 전년 대비 84% 증가하고 환경 범죄자 처벌이 30% 감소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불법 벌채와 방화는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육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브라질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식용 내장과 사료용 대두 수출에서 세계 1위거나 수위를 다투는데, 그중에서도 아마존 밀림 훼손과 직결된 것은 쇠고기다. 그래서 아마존 화재가 안타까우면 육류 섭취를 줄이라는 뉴스가 <시엔엔> <가디언> <재팬 타임스> 등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유럽연합 의장국인 핀란드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유럽연합(EU)에 제안했고, 노르웨이와 독일은 아마존 보존 문제로 수백억대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한국은? 무관심 혹은 역행 중이다. 브라질산 돼지고기 수입이 작년부터 허용됐고, 주한 브라질대사관이 적극 추진하는 쇠고기 수입도 곧 허용될 전망이다. 육류의 직접 수입뿐만 아니라 우리는 브라질산 대두를 대량 수입해(2017년 기준 213만톤) 가축 사료로 공급하고 있다. 사실, 브라질산 소가죽으로 만든 피혁제품이나 그 대두를 사료로 한 미국산 쇠고기 등 파생품들의 이력을 추적해보면 브라질 축산과 무관한 나라는 찾기 힘들 것이다. 심각한 것은, 이 커다란 인재를 계기로 육류산업의 문제를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축산업이 전세계의 토지와 물 사용, 그리고 탄소배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축산업에 사용되는 토지의 양은 전세계 토지의 50%, 담수 사용량은 25%,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총량의 15%에 달한다. 여기다 분뇨 오염과 전염병 및 살처분, 동물권 문제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육식으로 인한 자연과 생명의 피해는 아마존을 넘어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대된다. 그래서 2018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발표된 식량 생산과 환경 영향에 관한 논문에서 조지프 푸어 박사는 채식 식단이 “개인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스스로도 채식으로 전환했다. 이 정도 정보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미 상식이라, 채식을 실천하거나 최소한 육식을 줄이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물론 당장 육류를 끊는 게 싫거나 어려운 사람도 많으리라. 줄인다면 얼마나 줄여야 좋을까? 스톡홀름 복원력센터에서 후원하는 이트-랜싯위원회가 영양학, 농업, 환경 부문에서 16개국의 전문가 37명을 모아 최적의 식단을 연구한 결과, 적색육은 하루 14g 이하를 권장한다고 발표했다.(참고로, 고기 1인분이 약 150~200g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 주류 언론은 침묵에 가까운 반응이다. 왜일까? 첫째, 육류업계와 축산업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이토록 무섭다. 특정 산업의 이익 보호가 지구의 미래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둘째, 식자들조차 육식의 문제점은 물론 채식의 장점과 최신 영양학에 무지하거나 습관을 바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습관과 무지도 참 무섭다. 그래서 채식 영양학의 선구자 존 맥두걸 박사는 우리가 “나쁜 습관에 대해 좋은 말을 듣고 싶어한다”고 꼬집었다. 식탁에 무엇을 올리냐의 문제. 듣기 싫어도 외면할 수 없음을, 아마존의 불길이 보여주고 있다.
칼럼 |
[기고] 아마존 지키기, 탈육식이 답이다 / 김한민 |
작가·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 벌써 한달째, 아마존 밀림이 화염 속에 쓰러지고 있다. 열대우림 생태계의 15% 이상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전세계가 처참한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긴급 의제가 되었다. 이토록 큰 관심은 많은 지구인들이 아마존을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세계의 유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다른 이슈에 파묻혔다. 그나마 나오는 보도도 근본 원인을 직시하지 않는다. 말부터 바로잡자. 아마존은 그냥 불타는 게 아니다. 누군가 일부러 태우고 있다. 습도가 높은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산불이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 소중한 것에 불을 지르는가? 바로 고기 때문이다. 목초지와 사료용 곡식 재배지 확보가 목적이다. 아마존 개발에 적극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취임(2019년) 후, 아마존 산불이 전년 대비 84% 증가하고 환경 범죄자 처벌이 30% 감소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불법 벌채와 방화는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육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브라질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식용 내장과 사료용 대두 수출에서 세계 1위거나 수위를 다투는데, 그중에서도 아마존 밀림 훼손과 직결된 것은 쇠고기다. 그래서 아마존 화재가 안타까우면 육류 섭취를 줄이라는 뉴스가 <시엔엔> <가디언> <재팬 타임스> 등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유럽연합 의장국인 핀란드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유럽연합(EU)에 제안했고, 노르웨이와 독일은 아마존 보존 문제로 수백억대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한국은? 무관심 혹은 역행 중이다. 브라질산 돼지고기 수입이 작년부터 허용됐고, 주한 브라질대사관이 적극 추진하는 쇠고기 수입도 곧 허용될 전망이다. 육류의 직접 수입뿐만 아니라 우리는 브라질산 대두를 대량 수입해(2017년 기준 213만톤) 가축 사료로 공급하고 있다. 사실, 브라질산 소가죽으로 만든 피혁제품이나 그 대두를 사료로 한 미국산 쇠고기 등 파생품들의 이력을 추적해보면 브라질 축산과 무관한 나라는 찾기 힘들 것이다. 심각한 것은, 이 커다란 인재를 계기로 육류산업의 문제를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축산업이 전세계의 토지와 물 사용, 그리고 탄소배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축산업에 사용되는 토지의 양은 전세계 토지의 50%, 담수 사용량은 25%,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총량의 15%에 달한다. 여기다 분뇨 오염과 전염병 및 살처분, 동물권 문제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육식으로 인한 자연과 생명의 피해는 아마존을 넘어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대된다. 그래서 2018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발표된 식량 생산과 환경 영향에 관한 논문에서 조지프 푸어 박사는 채식 식단이 “개인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스스로도 채식으로 전환했다. 이 정도 정보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미 상식이라, 채식을 실천하거나 최소한 육식을 줄이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물론 당장 육류를 끊는 게 싫거나 어려운 사람도 많으리라. 줄인다면 얼마나 줄여야 좋을까? 스톡홀름 복원력센터에서 후원하는 이트-랜싯위원회가 영양학, 농업, 환경 부문에서 16개국의 전문가 37명을 모아 최적의 식단을 연구한 결과, 적색육은 하루 14g 이하를 권장한다고 발표했다.(참고로, 고기 1인분이 약 150~200g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 주류 언론은 침묵에 가까운 반응이다. 왜일까? 첫째, 육류업계와 축산업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이토록 무섭다. 특정 산업의 이익 보호가 지구의 미래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둘째, 식자들조차 육식의 문제점은 물론 채식의 장점과 최신 영양학에 무지하거나 습관을 바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습관과 무지도 참 무섭다. 그래서 채식 영양학의 선구자 존 맥두걸 박사는 우리가 “나쁜 습관에 대해 좋은 말을 듣고 싶어한다”고 꼬집었다. 식탁에 무엇을 올리냐의 문제. 듣기 싫어도 외면할 수 없음을, 아마존의 불길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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