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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4 18:54 수정 : 2020.01.15 02:38

한국 유도대표팀 남자 100㎏의 간판 조구함이 지난달 충북 진천선수촌 유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도쿄 2020 땀, 도전의 기록 ⑤]

남자유도 간판 100㎏급 조구함
리우 때 부상, 16강 탈락 눈물
“혹독한 시간, 외롭고 우울했죠”
수술과 1년여 재활…다시 재기

2017년부터 각종 대회 휩쓸어
“1위와 20위 실력차 없는 체급…
욕심내지 않되 승부는 확실히”
감독은 “워낙 성실, 큰일 낼 것”

한국 유도대표팀 남자 100㎏의 간판 조구함이 지난달 충북 진천선수촌 유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평생 기다린 무대였는데, 몸이 말을 안들으니….”

한국 유도대표팀의 중량급 간판 조구함(28·수원시청·남자 100㎏급)은 2016 리우올림픽 16강전 탈락이 깊은 한으로 남아 있다. 리우올림픽 3개월 전 입은 왼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그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눈물을 머금었다. 대회 뒤 수술과 1년여의 재활, 그 혹독한 시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14일 전화로 연결된 그는 “당시 정말 우울했다. 대표팀에서도 떨어져 재활할 때는 외롭기도 했다. 유도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돌아봤다.

4년이 지난 2020년. ‘불운’의 아이콘은 재활 뒤 압축성장으로 2020 도쿄올림픽의 기대주로 떴다. 2017년 말 도쿄 그랜드슬램 복귀전 우승, 2018년 세계챔피언십 제패, 2019년 그랑프리 등 각 대회 정상행이 방증한다. 현재 남자 100㎏급 세계 2위이며, 도쿄올림픽 출전 후보군 1위에 올라 있다.

금호연 한국 유도대표팀 감독은 “워낙 성실한 선수다. 중량급에서는 28살의 나이가 꽃을 피울 시기다. 도쿄올림픽에서 큰일을 낼 선수”라고 평가했다.

100㎏급 싸움은 엄청난 힘의 대결이지만, 승패는 순식간에 갈린다. 상대의 옷깃에서 전달되는 미세한 힘의 파동을 감지해 동작이 들어가기 위해선 동물적 감각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더욱이 100㎏급은 국제유도연맹에서도 인정한 ‘혼돈의 체급’이다. 조구함은 “1위와 20위의 실력차가 거의 없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100㎏급에서는 비교적 작은 조구함의 주무기는 업어치기. 여기에 빗당겨치기와 허벅다리걸기 등 다양한 기술을 혼합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었다. 그는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주 기술을 쓸 수 있도록 보조 기술을 혼합해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5~6차례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선 작전도 잘 짜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4분간의 싸움은 온몸의 진을 빼는 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조구함은 “승부를 낼 때와 힘을 비축할 때를 지혜롭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달 경쟁자는 일본의 애런 울프와 이이다 겐타로, 조지아의 바르람 리파르텔리아니, 러시아의 니야즈 일리소프 등이 꼽힌다. 금호연 대표팀 감독은 “한국과 일본, 러시아, 조지아 선수의 4파전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워낙 많은 훈련량은 조구함이 가장 믿는 구석이다. 따로 체중조절을 할 필요도 없다. 그는 “과식만 하지 않으면 된다. 주말 휴식 때는 먹고 싶은 것 다 먹는다”고 했다. 새벽 5시30분 일어나서 야간훈련이 있을 땐 저녁 9시30분까지 뛰어야 하니, 체중이 늘어날 새가 없다. 2013년 100㎏ 이상급에서 25㎏이상 감량해 100㎏급으로 전향할 때 외국 선수들도 깜짝 놀란 뚝심,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근력 강화운동을 하루 종일 감내하는 하는 인내심 또한 초인적이다.

4년간 와신상담한 조구함은 “리우올림픽 패배 땐 너무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도쿄올림픽을 위한 보약이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준비 잘했고, 더 강해졌다. 도쿄에서는 제대로 평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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