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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3 09:20 수정 : 2019.11.04 21:35

남아공의 흑인 최초 주장 시야 콜리시(가운데)가 2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19 럭비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요코하마/AP 연합뉴스

2019 럭비월드컵 잉글랜드 32-12 완파
흑인 최초 주장으로 ‘웹 엘리스컵’ 포옹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남아공의 흑인 최초 주장 시야 콜리시(가운데)가 2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19 럭비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요코하마/AP 연합뉴스

“이것은 희망이고, 통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2일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9 럭비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32-12로 꺾고 우승하자, 팀의 주장 시야 콜리시(28)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흑인 선수로는 127년 만에 남아공팀의 주장이 된 그는 “이 경기가 남아공 전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뭉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운드에서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눈 그는 “내 아이와 남아공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다음날 끼니만을 걱정했었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감격해 했다.

남아공은 이날 잉글랜드를 완파했다. 첫 페널티를 얻어 3점을 선취한 뒤 경기 끝까지 잉글랜드를 몰아붙였다. 선발 베스트 15명에 흑인 선수가 6명 들어가 있었고, 흑백의 선수들은 잉글랜드팀 선수들보다 훨씬 투지와 의욕이 넘쳤다. 사령탑 부임 뒤 흑인 콜리시를 주장으로 선임한 라시 에라스무스 남아공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에라스무스 감독은 경기 뒤 “우리에게 압박감은 없었다. 우리는 희망을 준다. 80분간의 경기를 본 사람은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럭비대표팀의 주장 시야 콜리시(왼쪽)가 2일 럭비월드컵 정상에 오른 뒤 ‘웹 엘리스컵’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 요코하마/AP 연합뉴스

전반부터 앞서나간 남아공은 후반에도 두 차례의 트라이를 성공시키면서 격차를 벌렸다. 스크럼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공을 전달하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무언가 꼭 이뤄야 한다는 의욕이 넘쳤다.

이날 승리로 남아공은 1995년, 2007년에 이어 월드컵 3회 우승을 일궜다. 최강으로 꼽히는 뉴질랜드(3회)와 함께 최다 우승국이 됐다. 또 조별리그에서 패배를 기록한 팀이 월드컵 정상에 처음 오르는 기록도 세웠다.

이날 현장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참석해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쁨을 나눴다. 가족들도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자축했다.

럭비는 남아공에서 통합의 상징이며, 1995년 남아공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서 남아공이 우승할 때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직접 트로피를 건네기도 했다. 남아공의 영양 ‘스프링복스’를 별칭으로 삼은 남아공 럭비팀을 흑백통합의 매개로 삼으려는 만델라 대통령의 노력은 영화 ‘인빅터스’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냐니 쉬만지 전 남아공 국가대표는 “우승후보 잉글랜드를 두고 남아공이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최선을 다하는 게 남아공의 역사였다. 그것이 남아공의 심리학이다. 우리가 지워질 때 우리는 가장 위험해진다. 오늘의 승리를 오랫동안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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