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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5 06:00 수정 : 2019.10.25 06:00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서울 세종로 연맹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인터뷰]
정식종목 채택 ‘25주년’…올림픽 잔류 늘 걱정
1년 내내 세계 누비며 태권도 세계화 앞장
지난해 비행기에서만 47일…국제대회 등 참여

“내년 도쿄패럴림픽, 정식종목 첫 채택 큰 의미”
경기복 실용성·기능성 위주로 개선, 도쿄 때 채택
4D 리플레이로 심판의 공정성 높일 예정
태권도박애재단 통한 난민선수 지원 가장 중시
“평화는 승리보다 더 귀중하다” 늘 강조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서울 세종로 연맹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두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무도’로서의 태권도이고, 다른 하나는 ‘올림픽 경기종목’으로서의 태권도다. 전자는 국기원, 후자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 각각 관장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209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어 국제축구연맹(211개 회원국·FIFA) 다음으로 회원이 많다.

9월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1994년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리 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처음으로 태권도가 올림픽 무대에서 섰고, 한번도 빠짐 없이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았다.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태권도는 정식종목으로 각국이 메달 경쟁을 벌인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도 태권도가 살아 남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21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18일(현지시각)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9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경기 모습.
올해로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5주년을 맞아, 조정원(72)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요즘도 ‘비장함’을 가지고 전세계에서 열리는 태권도 국제대회 및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가 지난 한해 비행기에서 머문 시간만 따지면 47일로 1128시간이나 된다. 고령인데도 남다른 열정과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그렇게 태권도 세계화에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연맹 사무실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태권도가 당연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를 지키기 위해 저와 세계태권도연맹은 지금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심판을 투명하게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2004년 ‘포스트 김운용’으로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맡은 그는 2005년, 2009년, 2013년, 2017년 4차례나 총재로 선임됐다. “2005년 야구와 소프트볼이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됐는데, 태권도는 잔류했어요. 1표 차이로 극적이었죠.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조정원 총재는 “2013년에는 레슬링이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빠졌는데, 태권도는 2012 런던올림픽 때 전자호구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등 노력한 결과 다시 살아남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 언론들이 레슬링이 빠진 것만 대서특필하고, 태권도 잔류는 다루지 않아 매우 섭섭했다”고 돌아봤다.

“내년 도쿄패럴림픽 때 태권도가 장애인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모르는 국민들이 많아요.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때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경기복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 도쿄올림픽 때는 ‘4차원(4D) 리플레이’를 도입해 심판 판정에서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조정원 총재가 늘 강조하는 것은 “평화는 승리(개선)보다 귀중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는 문구다. “부친이 생전에 쓴 책에 있는 말인데, 늘 제 머릿 속에 각인돼 있습니다. 태권도 하면 싸움을 연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세계태권도연맹은 ‘아름다운 동작’과 ‘평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습니다.”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태권도박애재단’(스위스 로잔 소재)을 통한 해외 난민선수(요르단 아즈락 난민캠프 등) 지원(시설 지원 및 장학금 지급)이다. “태권도를 통해 난민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워주는 사업입니다. 이렇게 하는 종목이 거의 없습니다. 국제올림픽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조정원 총재는 “난민촌에서 무려 8명의 유단자가 나왔다”며 “태권도를 통해 난민 선수들이 맑은 눈동자로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정말 지원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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