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8 07:00
수정 : 2019.10.01 09:43
세계태권도연맹, 27일 도쿄에서 새 경기복 공개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테스트 이벤트 때
선수들 “기능성 높아져 발차기가 편해졌다”
“가볍게 몸에 밀착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12월 모스크바 연맹 임시집행위서 최종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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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2019 도쿄올림픽 태권도 테스트 이벤트에서 여자 49㎏ 이하급 선수들이 실용성과 기능성을 갖춘 새 경기복을 입고 경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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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부터 태권도 경기복이 기능성과 실용성을 갖춘 스포츠웨어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은 2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테스트 이벤트에서 그동안 개발해온 새 경기복(휠라 제작)을 선수들의 실전을 통해 처음 선보이며 경기복의 착용감과 실용성 등을 실험했다.
새 태권도 경기복은 하의는 몸에 밀착되는 신축성 소재로, 글러브는 주먹을 쥔 형태로 손을 고정하도록 제작됐다. 각각 경기복의 소매와 하의 밑단에 가려졌던 주먹과 발은 새 경기복에서 완전하게 드러나도록 고정됐다. 이로써 타격 지점이 정확하게 나타나 판정 시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손을 고정한 글러브는 태권도 선수들이 자주 당하는 부상 중 하나인 손가락 골절상은 물론, 상대방의 상의를 잡아채는 행위까지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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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새 경기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브라질의 파울루 멜루.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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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스트를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을 비롯해 중국, 대만, 독일, 영국, 프랑스, 브라질, 트리니다드 토바고, 나이지리아 등에서 남자 58㎏ 이하급, 여자 49㎏ 이하급 선수들이 모여 새 경기복을 입고 실전을 벌였다.
선수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남자 58㎏ 이하급 파울루 멜루(브라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기능성이 높아졌다. 발차기가 더 편해졌다”며 “아직 주변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에서 절반으로 갈린다”고 말했다.
이날 멜루한테 패한 모리스 영(트리니다드 토바고)은 “새 경기복이 도복보다 가볍고 몸에 밀착돼 두 다리를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충격을 줄이도록 설계돼 부상 위험도 줄었다. 강한 멜루를 상대하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오스트리아 오픈에서 남자 58㎏ 이하급 1위를 차지한 영국의 메이슨 야로우는 “도복보다 편안한 느낌이 좋다”고 했다. 지난해 프레지던트컵 팬아메리카 여자 49㎏ 이하급 우승자인 브라질의 탈리스카 레이스는 “몸이 빨라진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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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기복을 입고 2020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나선 남자 58㎏ 이하급 선수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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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2001, 2003년)을 하고 현재 독일 여자태권도 대표팀을 이끄는 김연지 감독도 주위의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그는 “새 경기복이 땀 흡수나 충격 완화와 같은 기능성이 좋아 팀내에서 반응이 좋다. 잡기와 같은 행위로 경기가 지연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좋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태권도를 몰랐던 사람들의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경기복 변경과 관련해 “이번 테스트 이벤트에 출전한 감독과 선수의 의견을 수집해 반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몇차례 디자인을 추가로 수정한 뒤 12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연맹 임시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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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열릴 예정인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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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무 선임기자, 도쿄/공동취재단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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