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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3 18:33 수정 : 2005.01.03 18:33

흰눈 '펑펑‥썰매'쌩쌩' 강광배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스켈리턴 경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강원도청 제공

국내 단 2명 스켈리턴·봅슬레이 선수
비싼 썰매 대신 매트 등으로 구슬땀

이미 고전이 된 〈쿨러닝〉이란 영화가 있다. 항상 여름뿐인 카리브해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1988년 캐나다 캘거리 겨울올림픽 도전기를 찡하게 다룬 영화다. 단 2명밖에 없는 우리나라 봅슬레이·스켈리턴 선수들도 이들과 큰 차이가 없다.

“봅슬레이요? 지금 오스트리아에 있어요.”

우리나라의 공식 봅슬레이·스켈리턴 선수는 단 2명. 2002년 10월 창단한 강원도청 소속 강광배(32) 플레잉코치와 이기로(30) 선수가 그들이다. 연습장이 없어 1년에 3개월 정도를 외국에서 지낸다. 장비도 지난해 초까지는 외국인 선수들 것을 빌렸다. 강 코치는 “한번은 빌린 썰매를 착각해 엉뚱한 썰매를 집어 탔다가 ‘뜻하지 않게’ 엄청난 공포와 스릴을 맛봤다”고 끔찍한 기억을 더듬었다. 지난해에야 한 대 3000만원하는 봅슬레이가 들어왔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한동안 “잘 타야겠다는 생각보다 흠집이 없게 타야 할 텐데”란 생각밖에 안 들었단다. 그러나 그나마도 겨울 훈련을 하러갈 때나 볼 뿐이다. “갖고 와봐야 탈 곳도 없는 데다 운반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있는 한 창고에 보관해놨죠.”

“이런 훈련 우리말고는 못하죠~”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평소 연습은 춘천 의암 실내빙상장에서 한다. 제일 긴 얼음판이 40m밖에 안 된다. “경기장 펜스에 매트를 쌓아 보호대를 만들고 빙판 가운데는 스켈리턴 만한 매트를 깔아 놓습니다. 그리곤 달려와서 잽싸게 매트에 올라 타는 거에요. 궁여지책으로 스켈리턴 출발 연습을 하는 거죠. 길이가 짧아 타자마자 잽싸게 브레이크를 잡아야 해요. 안 그러면 다치거든요.” 부딪힐 때마다 마다 쾅쾅 소리가 나서 옆에서 연습하던 컬링팀이 놀랄 정도란다.

우리나라의 봅슬레이와 스켈리턴의 수준은 아직 세계 정상급에는 못 미친다. 그래도 팀 창단 1년 반 만에 올해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낼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

“100m 정도의 길이를 갖춘 출발 연습장 정도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선수들이 나올 수 있게 체계적인 지원도 중요하고요.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거든요.”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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