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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18:19 수정 : 2005.01.06 18:19

야구는 양키스, 축구는 레알 마드리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6일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는 송종국을 영입하면서, 삼성의 야구에 이은 축구 ‘명문구단’ 만들기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원은 이날 송종국(페예노르트)을 3년 계약에 완전 이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송종국은 12일 입국해 의료진단을 받은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계약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적료 200만달러(약 21억원)에 계약금과 연봉은 5억∼7억원선이 될 것으로 축구계는 보고 있다.

수원은 전남의 김남일을 비롯해 최고 스타급 선수 서너 명을 더 영입할 계획이다. 일본 프로축구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과 유상철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수원 삼성이 스타선수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직접적인 까닭은 올 2월 한·중·일 프로축구 팀이 맞붙는 에이(A)3 대회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등 다른 프로구단보다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때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1회 클럽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하지만 수원에는 더욱 원대한 꿈이 있다. 확고한 명문구단으로의 도약이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동시에, 명문구단의 조건으로 평가되는 실질관중 2만명 이상을 끌어 모으려면 스타 선수가 필요하다.

수원 관계자는 “95년 구단 창설 때 10년째에는 세계적 구단으로 성장할 목표를 세웠는데 올해가 바로 그 해”라며 “수원이 한국프로축구의 선도 구단으로서, 많이 투자하는 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차원의 전략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은 축구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차범근 감독을 지난해 영입한 데 이어, 야구에서도 ‘국보급 투수’로 불린 선동열 코치를 올해 감독으로 승진시켰다. 또 1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했다.

축구계에서는 과감한 투자를 하는 수원의 이런 ‘광폭 행보’가 인기 바닥의 프로축구를 살리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일부 축구팬들은 이미 최상의 전력을 갖춘 수원이 우수선수를 끌어 모아 ‘독식’에 나서면 축구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똑같이 선수 수입에 열을 올려도 성적을 내는 첼시 형이 돼야지, 기대에 못미치는 레알 마드리드 형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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