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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5 18:00 수정 : 2005.01.05 18:00

무패강자가 지난해 10월17일 농림부장관배 대상경주에서 1등으로 들어오는 모습. 위에 타고 있는 문세영 기수는 당시 무패강자와 함께 6승째 거둔 뒤 이틀 뒤 군에 입대했다. 한국마사회 제공



지난해 경마계의 주요한 화두에 ‘무패강자’와 ‘매출감소’가 있다. 놀라운 성적을 거둔 국산마 ‘무패강자’의 등장과는 관계없이, 전체 경마업 자체는 2년 연속 매출 감소의 길을 걸었다. 이 둘은 경마 속에 혼재된 레포츠와 도박, 이 두 가지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승률 82% 육박‥갈색의 '다크호스'
덩치 작지만 지고는 못배기는 성깔
올해도 상승가도 향해 힘찬 발길질

무패강자는 지난해 한국 경마계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돌풍을 일으킨 경주마다. 이제 네살이 된 올해도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출주 준비에 나섰다.

전설을 만들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4일 찾은 과천 경마공원. 명성 때문일까, 마방에서 햇볕으로 나온 무패강자의 위용은 작지만 빛난다. 하늘을 향해 꼿꼿이 솟은 갈색 갈기가 조금도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조교사 김문갑(43)씨는 “성질은 ‘지랄’같지만, 워낙 승부 근성이 좋은 데다 끈기가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자랑했다.

개와 더불어 드물게 인간의 레포츠 활동을 함께 하는 동물은 말. 그 가운데도 무패강자는 최근 들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동물로 기록된다. 두살배기 때인 2003년 7월12일 데뷔전부터 시작해 지난해 11월14일 대통령배 대회까지 11번 경주에 나서 1등을 9번, 2등을 2번 했다. 승률이 81.8%에 달한다. 비교적 상금 규모가 크고 우수한 말들이 나서는 대상경주를 5연패 하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덕분에 돈복도 터졌다. 지난해 총상금 5억4471만원을 벌어들여 2위 고려방(3억1685만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한국 경마사상 최고 액수다. 이 가운데 80% 가량은 말 주인이 챙기고, 조교사 8%, 기수 7%, 관리사 5% 등이 나눠 가진다. 정작 경주를 뛴 무패강자 자신에게는 단 한푼도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명예를 먹고 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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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강자는 1위는 많이 해도 1000m에서 2000m까지 코스별 최고기록은 아직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는 이 말이 달리기 자체를 잘 한다기보다는 경쟁심이 유달리 강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고는 못 사는 것이다.

무패강자의 이런 놀라운 성적에는 ‘집안내력’이 숨어 있다. 친가 쪽 증조 할아버지가 전설의 명마 노던댄서다. 캐나다산으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노던댄서는 통산 18회 출주 가운데 14승을 거뒀다. 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미국의 ‘트리플크라운’ 대회 가운데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나머지 하나는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명마 반열에 올랐다. 네이티브댄서(미국), 나스룰러(인도)와 함께 현대 3대 명마로 손꼽힌다.

사람으로 치면 매우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무패강자의 외가 쪽 증고조(5대) 할아버지도 바로 노던댄서다. 하지만 이런 친족간 교배는 훈련보다 혈통이 능력을 좌우하는 경주마의 세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김문갑 조교사는 “무패강자가 요즘 많이 성숙해지고 힘도 많이 찼다”며 “1월 마지막 주 정도부터 올해 첫 출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신(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이 2m20 가량으로 다른 말에 비교적 작지만 달리기 하나만은 처지지 않는 무패강자가 올해는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경마팬들의 눈길이 쏠려 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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