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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1 08:57 수정 : 2019.09.11 19:38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오른쪽)과 파울루 벤투 감독이 10일(현지시각)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아시가바트/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첫 승전보
투르크메니스탄 상대 원정에서 승점 3점 큰 의미
벤투는 “후반 왜 나쁜 경기력 나왔는지 분석해야” 불만

오른쪽 풀백 이용 날카로운 크로스 등 돋보인 활약
나상호 발굴 성공적, A매치 데뷔 첫골 터뜨려
정우영 프리킥 유효한 득점루트 새삼 확인
손흥민 골맛 못봤지만 수비 헌신 등 주장의 품격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오른쪽)과 파울루 벤투 감독이 10일(현지시각)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아시가바트/연합뉴스
어디 첫술에 배부르랴?

벤투호가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서 승리하며 일단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일방적 공세로 많은 득점기회를 잡고도 2골에 그친 것은 다소 아쉬웠지만, 소득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부담스런 첫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벤투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다. 공을 소유하면서 연계 플레이도 좋았고, 득점 기회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전반전보다 못했다. 잔 실수가 자주 나오고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상대가 완벽한 기회를 잡은 것은 한 차례였지만 후반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2-0 승리는 공정한 결과였지만 후반전에 왜 나쁜 경기력이 나왔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이날 경기력에 불만을 표시했다.

10일 저녁(현지시각)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원정 1차전.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37위)은 투르크메니스탄(132위)를 맞아 우세한 경기력을 선보인 가운데, 나상호(FC도쿄)의 전반 13분 선제골, 정우영(알사드)의 후반 37분 오른발 프리킥 쐐기골로 2-0으로 이겼다. 변화무쌍한 전술과 선수들의 다채로운 포지션 이동을 통해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점은 고무적이다. 이날 벤투 감독이 구사한 4-1-4-1 또는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풀백 이용(전북 현대)이 적극적인 측면 공격가담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 벤투호 공격의 활력소로 작용한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나상호의 감각적인 선제골도 이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 뒤 공이 상대 수비 맞고 문전에서 흐르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오른쪽 풀백 이용이 헤딩을 하고 있다. 아시사바트/연합뉴스
반면 김진수(전북 현대)가 선발로 나오고 후반 40분 홍철(수원 삼성)이 대체 투입된 왼쪽 풀백진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미미해 좌우풀백의 균형적 활약이 숙제로 등장했다.

이날 벤투호의 새로운 공격카드로 주목을 끈 나상호는 오른쪽과 왼쪽 측면을 넘나들며 빠른 돌파력에다 득점력(A매치 8경기 만에 데뷔골)까지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경기 초반 4-1-4-1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아 이용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고, 전반 중반 이후 4-4-2 포메이션 때는 왼쪽으로 옮겨 상대 측면을 공략했다. 그의 발굴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과의 측면 미드필더 주전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은 공수 연결고리로서 중추적 연결을 했으며 다시 프리킥 골결정력을 보여주며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이 그의 유효한 득점루트임을 확인시켜줬다.

정우영(5번)이 후반 37분 프리킥으로 한국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아시가바트/연합뉴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이날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좀처럼 슛기회를 잡지 못하고 골맛을 보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골결정력을 높이는 게 여전히 과제로 떠올랐다. 이날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투톱을 잠시 맡기도 하고, 왼쪽과 오른쪽 윙포워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몇차례 슛은 불발로 그쳤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벤투 감독 취임 이후 13경기에서 단 1골(지난 3월26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으면서도 상대 기습공격에 혼이 나고 있던 후반 28분, 하프라인 부근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자기진영으로 질주해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 등 수비에서도 기여해 주장으로서의 헌신성을 보여준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후반 39분에는 수비 쪽으로 내려와 다시 상대 기습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손흥민이 후반 수비까지 가담해 투르크메니스탄 기습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아시가바트/연합뉴스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긴 벤투호의 갈길은 아직도 멀다. 10월10일 경기도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조별리그 안방 2차전, 5일 뒤 평양에서 북한과 원정 3차전, 11월14일 레바논과의 원정 4차전을 올해 앞두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2-0 투르크메니스탄

나상호(전반 13분), 정우영(후반 37분)

#출전선수=김승규(골키퍼), 김진수(후반 40분 홍철), 김영권, 김민재, 이용(이상 포백), 정우영, 이재성, 황인범, 나상호(후반 21분 권창훈·이상 미드필더), 손흥민, 황의조(후반 36분 김신욱·이상 포워드)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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