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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6 22:59 수정 : 2019.07.27 06:14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팬들의 연호에도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팀 K리그, 유벤투스와 공방전 끝 3-3 비겨
유벤투스 경기 당일 오후 3시 공항 도착
경기장도 경기시간 4분 넘어 늑장 도착
최소 45분 뛰기로 한 호날두 벤치만 지켜
팬들 경기 막판 호날두 대신 “메시, 메시” 연호
사리 감독 “호날두 근육상태 좋지 않아 안뛰게 했다”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팬들의 연호에도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후반 9분이 지나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가 출전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경기장 대형화면을 통해 비쳐졌다. 그러자 6만5000석을 가득 메운 스탠드에서 “우~우~” 하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당대 최고스타를 보러 온 국내팬들은 목이 빠지게 호날두의 출전을 기다렸지만 그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대신 후반 14분이 돼서 41살 베테랑 잔루이지 부폰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박진감 넘치고 수준 있게 진행됐으나 호날두 없는 경기는 어떻게 보면 ‘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었다.

후반 25분이 될 무렵에도 그가 나오지 않자 팬들은 “호날두, 호날두”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이후에도 “호날두, 호날두” 함성이 이어졌지만 마찬가지였다. 호날두를 보러 경기장에 나온 축구팬들은 이날 두팀의 멋진 플레이에 환호했지만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보인 비매너에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특히 호날두는 웜업 시간에도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고, 유벤투스는 호텔에서의 늑장 출발로 경기시간을 지연시키기까지 했다.

호날두가 경기 뒤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호날두가 공동취재구역(믹스트 존)을 지나 버스를 타기 위해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명문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가 공방전 끝에 3-3 무승부로 끝났다. 그러나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이후 12년 만에 두번째 방한해 애초 최소 45분은 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호날두의 경기 모습을 보지 못한 팬들은 분노와 실망감을 안은 채 돌아갔다.

팀 K리그는 이날 오스마르(전반 7분), 세징야(전반 44분), 타가트(후반 5분)의 연속골로 전반 9분 1골을 넣은 유벤투스에 3-1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후반 막판 내리 2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조제 모라이스 팀 K리그 감독은 이날 세징야(대구FC)-이동국(전북 현대)-에델(성남FC)을 최전방 공격진, 김보경(울산 현대)-오스마르(FC서울)-윤빛가람(상주 상무)을 중원에 배치하는 등 4-3-3 전술로 나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홍철(수원 삼성)-발렌티노스(강원FC)-윤영선(울산 현대)-이용(전북 현대)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대구FC)가 꼈다.

반면,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와 부폰을 선발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마리오 만주키치-곤살로 이과인-페데르코 베르나르데시를 최전방에 포진시키는 등 4-3-3 전술로 맞섰다.

팀 K리그는 이날 경기 시작 7분 만에 오스마르가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아크부근으로 치고들어가다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골문 왼쪽을 가르며 앞서 나갔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2분 뒤 아크지역에서는 멋진 패스 플레이로 시모네 무라토레가 폭발적인 오른발슛으로 골문 왼쪽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두팀은 이후 엎치락뒤치락 공방전을 벌였고, 멋진 골 기회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함성과 박수, 그리고 탄식이 교차했다. 팀 K리그는 전반 44분 넘어 김보경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공을 받은 세징야가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강한 오른발슛으로 골문 왼쪽으로 빨려들어가는 골을 성공시키며 2-1로 앞서 나갔다.

팀 K리그의 세징야(11번)가 이날 전반 44분 넘어 2-1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징야가 골을 넣은 뒤 벤치에 있는 호날두를 바라보며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들어 조현우 대신 송범근(전북 현대), 윤영선 대신 이광선(강원FC), 윤빛가람 대신 믹스(울산 현대), 홍철 대신 박주호(울산 현대), 에델 대신 완델손(포항 스틸러스), 이동국 대신 박주영(FC서울)을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수비에서 팀워크가 흔들리면서 내리 골을 내주고 말았다. 세징야는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는 이날 골을 넣고 호날두 대신 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경기 막판 호날두의 불출전에 실망한 많은 팬들은 “메시, 메시”를 연호하며 불쾌감을 표했고, 경기 뒤 야유를 퍼부었다.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이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난감해 하는 표정으로 호날두가 경기에 투입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뒤 사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날두의 결장과 관련한 질문에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지만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호날두한테 완전 실망했다. 어떻게 단 5분도 경기를 뛰지 않느냐. 이것은 한국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완전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호날두가 후반 종료시간이 다 되도록 출전하지 않자 관중이 경기장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 유벤투스 지각 도착…57분 늦게 경기시작

경기 당일인 이날 오후 1시 중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유벤투스가 2시간 늦게 공항에 도착하면서 연쇄반응을 일으켜 결국 경기는 애초 예정시간인 저녁 8시를 훌쩍 넘겨 8시57분 시작됐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여장을 푼 뒤 저녁 6시25분께 버스를 타고 호텔을 출발했으나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에 걸려 저녁 8시4분에 경기장에 도착하고 말았다. 이어 8시28분 팀 K리그, 8시32분 유벤투스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해 웜업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킥오프 시간이 늦어졌다.

6만5000여명 관중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호날두는 그러나 몸을 풀러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고, 선수들 공식 입장시간 때 벤치 멤버들에 끼어 큰 표정 없이 조끼를 입고 입장했다. 그가 입장할 때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졌으나 그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짧게 손을 흔드는 모습만 보여줬다.

이날 경기장에는 호날두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이 많았다. 연합뉴스
■ 경기 4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 북새통

이날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어 경기장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고, 정문 입구는 미리부터 호날두가 탄 버스를 기다리는 팬들로 장사진을 쳤다. 곳곳에 호날두의 영문 이름과 등 번호 7번이 새겨진 하얀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이 눈에 띄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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