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4 16:43
수정 : 2019.07.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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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자축구대표팀의 야키 흐루넌이 4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2019 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연장 결승골을 터뜨린 뒤 좋아하고 있다. 리옹/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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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2019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국제수준과 격차
풀뿌리부터 성인리그까지 일관된 체계 필요
피파 여자축구 발전 위해 적극적인 투자
대표팀 감독 선임부터 새로운 각오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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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자축구대표팀의 야키 흐루넌이 4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2019 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연장 결승골을 터뜨린 뒤 좋아하고 있다. 리옹/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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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남자 선수 못지않은 탄탄한 기본기,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표현하는 당당함까지….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경기장의 관중석이나 선수의 기술력, 인터뷰 발언 등을 보면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과 거리감이 느껴진다. 선수 자원이 절대적으로 엷은 한국은 조별리그 3패에 그쳤고, 득점은 1골밖에 없었다. 그나마 32개국이 참가하는 월드컵은 아시아에 5장의 본선 티켓이 배정돼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세계 12개국이 경쟁하는 2010 도쿄올림픽에는 개최국 일본을 빼고, 아시아에 2장의 티켓이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성인 대표팀의 역량을 보면 한국 여자축구는 내림세를 피할 수 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2010년 즈음에 등장했던 지소연, 이민아 등 황금세대가 2023년 월드컵에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새롭게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도 팀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WK리그 실업팀을 지도하고 있는 한 감독은 “여자들은 남자와 파워·스피드·기술 등의 감각이 많이 다르다. 선수가 없어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가르칠 여유가 없고, 인원 맞춰 경기에 투입하는 데 급급하다. 잘못을 지적하면 보따리 싸서 나가서 싫은 소리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등록선수 1600명 안팎의 한국 여자축구의 가장 큰 과제는 저변 확대다. 하지만 누구도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 학교 스포츠클럽 지원 강화, WK리그 실업팀 산하 유소년팀 육성, 시군구 생활체육 확대 등의 해법이 나오지만 논의 수준에 그치거나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자축구연맹의 역할을 더 강화하거나, 아니면 아예 축구협회의 하위 분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자축구는 새로운 트렌드다. 피파도 이번 월드컵 출전팀에 비행시간 4시간 이상이 걸릴 경우 모두 비즈니스석을 제공했고, 2023년부터는 선수단 베이스캠프 설치까지 남자 A대표팀과 똑같이 대우하기로 한 것이 방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자팀을 만들었고, 레알 마드리드도 여자팀을 곧 창단한다.
대한축구협회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다시 모으고 있다. 당장 이달 안에는 새롭게 여자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 적어도 여자축구 실업팀 감독들과 한번쯤 모여 현장 이야기를 경청한 뒤 결정했으면 좋겠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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