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1 07:00
수정 : 2019.07.01 19:58
K리그2 시민구단 광주 ‘17경기 무패’
‘꾀돌이’ 박진섭 감독 2년차에
탄탄한 수비벽·용병술 꽃피워
1부 승격·전용구장 완공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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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광주FC 감독이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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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돌이’ 어딜 갈까?
프로 2년차 박진섭(42) 광주FC 감독이 K리그2에서 무패행진의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광주는 29일 대전 시티즌 원정경기 승리(1-0)를 포함해 시즌 17경기 무패(11승6무)를 달리고 있다. K리그 1~2부 통틀어 최소 실점(8점), 6월 한달간 4경기 4승으로 믿기 힘든 기록을 생산했다. 30일 현재 선두(승점 39)로 2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32)와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은 광주발 돌풍의 배경이다.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아슐마토프와 이한도의 중앙 수비, 이으뜸과 박선주가 버티는 좌우풀백은 2부 리그 최강이다. 여름과 박정수, 최준혁은 중원에서 평균 11㎞를 뛰는 폭넓은 활동량으로 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1m93의 브라질 특급 펠리페가 경기당 한 골(1.077골) 이상 터뜨리며 승점을 챙기고 있다. 펠리페는 1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 감독이 공·수의 균형을 중시하는 만큼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시에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다 같이’ 뛰어야 한다. 자기관리에 소홀해 경쟁에서 밀리면 기회를 잡기 힘들다.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팀 분위기는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이어진다. 광주 관계자는 “부상이나 실수로 자리를 빼앗기게 되면 준비된 선수가 곧바로 차고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펠리페조차 경고와 부상으로 올 시즌 4경기에 빠졌는데, 이 기간 광주는 3승1무를 거둘 정도로 선수 자원의 편차가 크지 않다.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무한경쟁이 펼쳐진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감독의 전략전술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비싸지 않은 선수들이 모여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1부 리그 진출에 대한 의욕도 강하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실제 감독 2년차인 박 감독의 까다로운 수비 전술을 이제 선수들이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출력이 커졌다. 또 훈련 때는 부드럽지만, 선수 기용에 엄격한 박 감독의 은근한 카리스마가 작동하고 있다. 특출난 선수 없이 모두가 ‘원팀’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도 이점이다.
광주월드컵경기장 옆에 1만석 규모로 짓고 있는 아담한 전용경기장과 클럽하우스가 연말 완공되는 것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올해 대구FC가 전용구장 효과로 팬몰이와 마케팅에 성공한 것 처럼, 광주도 현재 4천여명의 평균 관중을 내년 1부 승격과 함께 1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경기장 앞까지 들어오는 지하철 공사도 곧 착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예산이 적은 살림 속에서 박 감독과 기영옥 단장 등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알음알음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데려왔고,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가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지도자로 변신한 박 감독이 선수 때의 별명처럼 꾀돌이 축구로 팀을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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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의 공격수 펠리페(왼쪽)이 29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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