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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6 20:28 수정 : 2019.06.16 23:20

한국 선수들이 16일 오전(한국시각)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져 준우승을 차지한 뒤 목에 메달을 걸고 박수를 치며 응원단의 성원에 답하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2019 FIFA U-20 월드컵 사상 첫 준우승

이타심으로 뭉친 ‘원팀’에 감동
격의없는 소통과 후보선수 배려

무명 감독 “즐겨라” 리더십까지…
이강인 2골 4도움 ‘골든볼’ 수상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광장 환영회
카퍼레이드는 교통체증 우려 취소

한국 선수들이 16일 오전(한국시각)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져 준우승을 차지한 뒤 목에 메달을 걸고 박수를 치며 응원단의 성원에 답하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전인미답의 고지로 높이 날았다. 조금만 더 힘차게 날갯짓했다면 세계 정상이었지만 막판에 힘이 조금 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축구대회 사상 첫 정상의 꿈은 아쉽게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21명 출전선수 전원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으로 똘똘 뭉친 20살 이하 어린 선수들의 ‘원팀 코리아’는 놀라운 투혼과 빛나는 선전으로 온 국민을 감동시켰고, 세계 축구계까지 놀라게 했다.

16일 오전(한국시각)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역전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강인이 전반 5분 페널티킥으로 먼저 골을 만들어내며 정상 정복에 청신호를 밝히는가 싶었으나, 체격과 체력, 스피드가 뛰어난 우크라이나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한국 남자축구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U-20 월드컵 전신)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각각 4강 신화를 창조한 이후, 이번에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성적을 올리며 역사를 새롭게 썼다.

나이는 2살이나 어리지만 출중한 기량과 인성으로 ‘막내형’이라고 불린 이강인(18·발렌시아), 그리고 막내를 형처럼 받들며 배려해주고 서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형들이 하나가 돼 쏘아올린 한국 축구 신화였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10년 넘게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내공을 쌓아온 정정용 감독은 1983년 멕시코에서 사상 첫 4강 신화를 창조했던 박종환호와는 완전히 다른 지도방식으로 선수들을 독려했고 신화의 연출자가 됐다. 그는 경기 때마다 “그라운드에 들어가 실컷 즐기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나오라”며 선수들한테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았다. 지옥훈련과 일방적 지시와는 거리가 먼 선진형 축구 리더십이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 내내 자신의 공을 드러내기보다는 경기에 나오지 못한 동료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의 메시지도 전했다. 잇단 선방으로 한국의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수문장 이광연(강원FC)은 “두 선수가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밀려 줄곧 벤치를 지킨 골키퍼 경쟁자 최민수(함부르크)와 박지민(수원 삼성)을 배려했다. 그는 또 “내가 잘했기보다는 앞에서 선수들이 잘 막아줬기 때문에 선방이 가능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정용 감독은 지난해 11월4일, 이번 대회 아시아 예선을 겸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19살 이하(U-19)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한테 1-2로 져 우승을 놓쳤을 때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해 “준우승을 하면 연필 한 자루도 없다”고 한마디 던졌다. 그로부터 7개월 뒤 이광연, 김현우, 정호진, 전세진, 조영욱, 오세훈 등 당시 주축 멤버들은 아시아 2위에서 세계 2위로 도약했다.

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4-2-3-1, 3-4-2-1, 3-5-2 등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작전과 용병술로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특정 포지션에 특정 선수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예비 골키퍼 2명을 빼고는 대부분 적절히 활용하는 용병술로 모든 선수들이 한 팀임을 강조했다.

한국 축구의 이번 쾌거는, 2골 4도움으로 한국 남자선수로는 처음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강인의 군계일학 같은 활약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덕’과 ‘지’를 겸비해 ‘제갈용’이라는 별명을 얻은 정정용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 그리고 21명 선수들과 모든 스태프의 혼연일체 화합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이다.

한편 20살 이하 대표팀은 17일 아침 6시25분 폴란드항공(LO) 1097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환영식을 연다. 그러나 도심 퍼레이드는 교통 통제 등을 우려해 취소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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