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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1 22:35 수정 : 2019.06.12 09:30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의조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골키퍼를 넘기는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손흥민·황의조 투톱 맹공
후반 12분 황 ‘칩샷’ 선제골에도
5분만에 밀집상황서 골 내주며
‘8년만의 이란전 승’ 기회 놓쳐

백승호 A매치 안정적 데뷔 성과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의조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골키퍼를 넘기는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 ‘강호’의 자존심 싸움은 시작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다. 승패는 황의조의 선제골로 갈리는 듯했지만 이란은 강했다. 8년 만의 승전보를 기대했던 희망도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터진 황의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1-1로 비겼다. 한국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 이래 이란전 2무4패의 무승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역대 맞전적은 한국의 9승9무13패. 지난해 8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10승5무1패를 달렸다.

9월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이란을 한번 눌러줄 필요가 있었던 벤투 감독은 7일 호주전에 사용했던 스리백(3-5-2) 전형 대신 좀 더 공격적인 4-1-3-2 대형으로 나섰다.

대표팀의 주 전형인 4-2-3-1과도 다른 것으로 최전방에 손흥민과 황의조의 투톱을 기용했고, 이재성과 황인범, 나상호를 공격 2선에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중책은 백승호에게 맡겼고, 포백에는 홍철과 김영권, 김민재, 이용을 신뢰했다. 골키퍼 자리에는 집중력이 좋은 조현우가 자리를 잡았다.

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 아시아 최고인 이란(21위)이나 ‘앙숙’의 감정을 갖고 있는 한국(37위) 모두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초반 15분이 지나면서 시작된 치열한 골문 공략은 불을 뿜었다. 압박과 압박, 속도와 속도에서 거의 대등한 두 팀은 서로에게 안정적인 슈팅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수비와 공격의 연결 고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골문 앞으로 접근할수록 냉정해지는 이란이 전반에 좀 더 많은 유효슈팅을 터뜨리며 조현우 골키퍼를 압박했다. 한국은 황의조와 손흥민의 영리한 슈팅으로 반발했고, 전반 43분에는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나상호가 번개 같은 발리슛으로 골 가로대를 맞히기도 했다.

후반전에서도 양팀의 날 선 대결은 이어졌고, 첫 골의 기회는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탄 황의조가 잡았다. 황의조는 수비지역의 김민재가 길게 앞으로 올려준 공을 이란 수비수 둘이 잡으려다 놓치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앞으로 치고 나간 뒤 이란 골키퍼 너머로 차 골망을 갈랐다. 7일 호주전에 이은 황의조의 두 경기 연속골.

뒤지게 된 이란의 역공이 거세진 것은 물론이다. 마르크 빌모츠 이란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었고, 실점 5분 만인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상대 코너킥이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떨어지는 공은 밀집 상태에서 수비수 김영권을 맞고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쉽게 골을 내준 아쉬운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 이승우, 주세종, 이정협 등 새로운 선수를 잇따라 투입하며 결정타를 노렸다. 하지만 전반부터 이뤄진 엄청난 체력 소모 탓인지 패스 실수가 나오는 등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추가시간 막바지 공격에서 손흥민이 아크 부근에서 골문의 빈곳을 노리고 슈팅을 터뜨렸으나 몸을 날린 이란의 골키퍼가 쳐내면서 무위로 끝났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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