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경기장 내 선거운동’ 경남FC 상벌위 회부

지난 3월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2019 K리그1 4라운드 경기 장면. 축구장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구단 제지를 뚫어와 들어와 선거운동을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연맹 경기위 “징계 불가피”
2일 오전 10시 상벌위 열어 수위 결정
승점 10점 감점 등 중징계 불가피
경남FC “강 후보 쪽 법적 책임져야”

지난 3월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2019 K리그1 4라운드 경기 장면. 축구장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구단 제지를 뚫어와 들어와 선거운동을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프로축구 1부 리그 소속 도민구단 경남FC가 자유한국당의 어처구니 없는 경기장 내 선거유세 때문에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회(위원장 김현태)는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2019 K리그 4라운드 경기 평가회의를 열고,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대구FC 경기에서 발생한 자유한국당의 경기장 내 선거유세와 관련해 “규정을 위반해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이에 따라 2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경남FC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프로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한 경남FC는 상벌위에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다.

앞서 4·3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창원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강기윤 후보 등과 함께 구단 쪽의 만류에도 경기장 내에서 금지된 선거 유세를 펼쳐 물의를 빚었다.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에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른 상벌규정 유형별 징계기준에는 ‘종교적 차별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을 범한 클럽에 대해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경고 등을 할수 있도록 했다.

프로연맹은 이미 지난해 4월에도 지방선거에 앞서 K리그 팀들에 선거운동 관련 지침을 공문으로 발송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당시 공문에는 “티켓 구매 후 입장은 허용하지만 경기장 내에서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다. 피켓, 현수막, 어깨띠 등 역시 노출이 불가하며 명함, 광고지 배포도 금지한다”고 돼 있다.

경남FC는 앞서 이날 오전 이와 관련해 “지난해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도민구단 최초로 리그 준우승 성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며 도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경남FC가 이번 사태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경남FC는 이어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 후보 측에서는 경남 도민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FC는 또 “경기 당일 황 대표는 강 후보 유세 지원을 위해 경기 시작 30분 전에 장외 이벤트 행사장에서 관람객들과 인사를 하고, 게이트 1번 근처 중앙매표소에 입장권을 구매하고자 줄을 서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N석 근처 게이트 8번을 통해 입장시 입장권을 검표하는 과정에서 경호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는 입장불가로 공지를 했지만 일부 유세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상의를 벗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남FC는 “임직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 제지를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며, 경남FC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끼쳐 드린 점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