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5 09:59
수정 : 2019.02.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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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5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랜드 리그컵 결승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골키퍼를 교체하려 했으나 나오지 않자 격노하고 있다. 뒤쪽엔 교체투입을 지시받았다가 벤치로 돌아온 윌프레드 카바예로 골키퍼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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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와 리그컵 결승전 승부차기 패배
연장 종료 골키퍼 교체 지시도 안 먹혀
사리 감독의 선수 통제력에 의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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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5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랜드 리그컵 결승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골키퍼를 교체하려 했으나 나오지 않자 격노하고 있다. 뒤쪽엔 교체투입을 지시받았다가 벤치로 돌아온 윌프레드 카바예로 골키퍼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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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 컵대회 결승에서 졌다.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항명성 교체거부까지 불거져 체면도 구겼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맨시티와 만나 120분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맨시티는 2연패를 차지했고,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사임 압박에 처한 사리 감독은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통산 5차례 리그컵 우승 경험을 가진 첼시와 맨시티의 대결은 팽팽한 접전이었다. 외신은 “2주 전 정규리그에서 맨시티에 0-6으로 대패했던 사리 감독의 첼시가 준비된 전술을 보여주었다”며 사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평가를 했다. 그만큼 대등한 경기를 펼친 셈이다. 첼시의 에덴 아자르는 스피드를 살려 상대 배후를 파고들며 첼시의 공세 파고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시간에 이어 연장도 거의 끝나갈 무렵에 사리 첼시 감독에게 불편한 일이 벌어졌다. 연장 종료 2분을 남기고 첼시의 골키퍼 아리사발라가는 다리 근육의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사리 감독은 곧바로 벤치에서 대기하던 윌프레드 카바예로로 골키퍼 교체 투입을 지시했다. 하지만 아리사발라가는 계속 뛸 수 있다며 교체를 거부했다. 외신은 사리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아리사발라가의 거부에 대단히 격노했다고 전했다.
결국 선수교체를 놓고 실랑이는 사리 감독의 교체 포기로 이어졌고, 투입 대기 중이던 카바예로는 실망감을 안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리사발라가는 연장 뒤 이뤄진 승부차기에서 르로이 사네의 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을 한 차례 선보였다. 하지만 첼시의 첫 키커인 조르지뉴와 네번째 키커인 다비드 루이스가 실축하면서 우승컵은 맨시티에 돌아갔다.
경기 뒤 사리 감독은 아리사발라가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내가 상황을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팀 닥터가 벤치로 복귀하기까지 2~3분 동안 다소 혼돈이 있었다. 아리사발라가는 부상 때문에 자기를 교체한다고 생각했다. 부상이 아닌 만큼 계속 뛰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골키퍼로서 역대 첫 이적료 1천억원 시대(8천만 유로)를 열며 지난해 첼시로 이적한 아리사발라가도 항변했다. 그는 “절대로 감독에게 불복종하지 않았다. 감독은 내가 뛸 수 없는 상태로 생각했고, 나는 뛸 수 있는 상태였다. 내 상태는 팀 닥터를 통해 벤치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리 감독의 팀 통제력 상실 의혹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골키퍼의 의사를 확인해 빼든 말들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리사발라가의 버티기 모습을 감독에 대한 항명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스타 선수를 다뤄야 하는 빅 클럽의 감독은 통제권에 금이 가는 순간 팀을 다스릴 수가 없다. 한편에서는 첼시의 지배권은 감독이 아니라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에 있어 감독의 권위가 약하다는 얘기도 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첼시 출신의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존 테리는 “이번 일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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