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31 21:40
수정 : 2018.10.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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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리오넬 메시.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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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리오넬 메시.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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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는 현대판 영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올해의 선수상’이나, 프랑스 매체 <프랑스풋볼>이 시상하는 ‘발롱도르상’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적료로 평가되는 축구 시장에서의 몸값은 1억유로에 이르는데, 그의 상품성은 이보다 훨씬 크다. 나이키와 평생 후원계약을 맺은 그는 최대 10억달러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30개 이상의 각종 기업 스폰서를 유치한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다. 자신을 상징하는 ‘CR7’은 의류에서 게임까지 다양한 제품의 상표로 사용된다.
경기력에서 꽃핀 재능은 재력에 이어 사회적 영향력까지 확대됐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호날두의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31일 현재 1억4400여만명으로 미국의 팝가수 설리나 고메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합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가 3억명을 넘는다. <포브스>는 2016년 6월부터 1년간 호날두가 스폰서를 위해 올린 580차례의 포스팅이 9억2700만건의 반응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스폰서한테는 건당 160만달러의 가치를 주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호날두도 걱정이 있다. 2009년 휴가 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모델 출신 여성과의 하룻밤이 성폭행 논란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유럽 문화일지라도 호날두가 법적 처벌을 받는다면 그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될 것이다. 기업 스폰서 계약이 깨진다면 치명적이다.
호날두의 성공은 그의 영재성이 지도자와 프로그램 등 환경적 요소와 결합해 점화됐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몸 관리 등 극한의 인내와 열정 등 후천적 노력이 더해졌다. 그런데 대중 영향력이 큰 선수가 경기력만으로 스타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세상이다.
윤영길 한체대 교수는 “과거 운동선수는 신체·경기·심리지능만 뛰어나도 성공했다. 지금은 실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공지능에 이어 도덕지능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축구연맹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리스펙트(존중) 운동을 벌이고,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사회적 분위기나 흐름, 자신에 대한 평판까지 고려해 처신해야 하는 시대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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