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30 20:59
수정 : 2018.10.30 21:02
|
이청용. 한겨레 자료사진
|
두트 보훔 감독 신뢰로 얀 레겐스전 3도움주기
최근 4경기 풀타임으로 전성기 날렵한 몸 회복
벤투 대표팀 감독의 11월 호주 원정 발탁 기대감
|
이청용. 한겨레 자료사진
|
출전시간과 감독. 달라진 것은 두 가지다. 그런데 선수가 변했다. 30살에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청용(보훔) 이야기다.
이청용이 30일(한국시각) 독일 보훔의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2018~2019 분데스리가 2부 얀 레겐스부르크와의 안방경기에서 3개의 도움주기를 올렸다. 결과는 3-3 무승부지만 보훔은 이청용의 진가를 확인했다. 보훔은 7위(승점 16), 골 득실차에 뒤진 얀 레겐스부르크 9위(승점 16).
이청용은 2015년 초부터 올해 여름까지 3년여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거의 벤치만 달궜다.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지난 시즌엔 7경기에 출장해 132분을 뛰었다. 최고의 스타라도 교체출전해 평균 19분 뛰면 폼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2017년 9월부터 팀을 맡은 로이 호지슨(71)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의 괴팍한 고집 때문이다. 앞서 알랜 파듀와 샘 앨러다이스 감독 시절의 13경기 387분(2015~2016시즌), 15경기 466분(2016~2017시즌) 때보다 더 심하게 배제됐다.
하지만 보훔에서는 달라졌다. 이적 뒤 첫 경기인 9월17일 교체 투입(14분), 9월26일 교체 출전(45분) 뒤 9월29일 하이덴하임전부터 이날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슬기 해설위원은 “축구에서는 경기에 나오고 못 나오고가 엄청난 차이다. 못하는 선수도 경기에서 뛰면 잘하고, 잘 하는 선수도 못 나가면 위축된다”고 했다.
이청용을 알아본 지도자는 로빈 두트(53) 보훔 감독이다. 이청용의 에이전시인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는 “두트 감독은 크리스털 팰리스 시절부터 이청용을 지켜봐왔다. 감각만 회복되면 바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좋은 선수를 보내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고 소개했다. 2009년 볼턴으로 이적해 정강이 골절 부상 공백(2011~2012시즌)을 제외하고 절정의 기량으로 세 시즌 동안 2200~3000분을 뛰던 왕성한 활동력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다.
술과 담배를 일절 금하는 이청용의 성실성과 회복력도 한몫하고 있다. 윤 대표는 “보훔 연습장에서도 이청용이 워낙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팬들한테 큰 호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쿠스 한 <한겨레> 독일 통신원은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않아 이재성처럼 독일 전역에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보훔에서는 무척 좋아한다”고 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에 만만치 않은 팀들이 포진해 있고, 손흥민 등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좋은 이미지를 남긴 것도 유리하다. 이재성(홀슈티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등 유럽 빅무대 도약을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맞춤한 무대다. 이청용도 분데스리가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러시아 월드컵에는 가지 못했지만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11월 호주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벌인다. 기술과 경험이 있고 몸까지 가벼워진 이청용이 벤투 감독의 시야에 들어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