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6 19:09
수정 : 2018.08.06 21:21
축구협회, 대표팀 감독 선임 접촉
이란 맡으며 한국전 ‘4승 1무’
“밉쌀스런 행동 사과만 한다면…”
연봉 등 기준 적합해 유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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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대표팀 감독.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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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케이로스(65) 전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철통 보안으로 감독 선임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전파되는 얘기는 케이로스 쪽과 상당한 접촉이 있었음을 알리고 있다. 당장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5일 이란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케이로스와 접촉해 감독 선임을 협의했다”고 공개했다. 메흐디 회장은 케이로스 감독의 연봉이 25억원 정도인 점도 공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진출 경험이 있는 감독을 새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선정해 접촉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7년 간 이란 대표팀을 맡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 팀을 이끌었다. 그 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앨릭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선수단 장악력도 뛰어난 감독이다. 무엇보다 대한축구협회가 감독 연봉 상한선으로 정한 30억~40억원에 가장 근접한 사령탑 후보다. 자신의 연봉에다 데려오는 코칭스태프 몸값을 합쳐도 40억원 이내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0억원을 기부해 영입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축구와는 악연이 있다.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추태 때문이다. 당시 케이로스 감독은 막판 골로 한국을 1-0으로 이기고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최강희 감독의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렸다. 축구팬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이란 축구팬들한테 케이로스는 영웅이다. 케이로스가 재임하면서 끈끈한 팀으로 바뀐 이란은 한국전에서 4승1무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이란을 본선에 끌어올렸고, 스페인(0-1 패), 포르투갈(1-1 무), 모로코(1-0 승)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대한축구협회로서도 구미가 당기는 감독이다. 다만 협상 조건의 막바지 세부 사항에서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중도경질 때 잔여연봉 지불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월드컵 2차, 최종예선 등 단계별로 계약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입장은 다르다.
한 축구인은 “케이로스 감독 정도라면 경험과 무게감에서 나쁘지 않다. 과거 한국 축구팬을 상대로 보인 밉쌀스런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면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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