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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23 09:14 수정 : 2018.07.24 16:56

독일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6월 27일(현지시각)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한국과의 경기에서 공을 잡고 있다. 카잔/AFP 연합뉴스

23일 독일 축구대표 은퇴 선언
“에르도안과 찍은 사진 정치 무관”
“향후 분데스리가서 못 뛸듯” 전망도

독일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6월 27일(현지시각)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한국과의 경기에서 공을 잡고 있다. 카잔/AFP 연합뉴스
독일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외질은 23일(한국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무거운 심정으로 돌아보면서 인종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더는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밝혔다.

외질은 특히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장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는데, “그린델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독일이 이기면 나는 독일인이지만, 지면 터키인이 됐다”고 분개했다. 외질은 “친구인 루카스 포돌스키나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폴란드계이지만 그들에게 폴란드계 독일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만 터키계 독일인이다. 내가 터키계이고 무슬림이기 때문이냐?”며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그는 지난 5월 런던에서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과 함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것이 공개되면서 독일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귄도안이 월드컵 직전에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외질은 침묵하면서 비난 여론이 더 커졌다.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과 귄도안이 대표팀의 분위기를 무너뜨렸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결국 외질은 A매치 93경기(23골)를 뒤로한 채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것은 선거나 정치 등과 상관이 없다. 부모 나라의 최고 지도자에 대한 예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자부심을 느끼며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독일 팬들과 코칭스태프, 팀 동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던 만큼 은퇴 결정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외질에 대해 냉랭하다.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니폼을 선물했고, 실제 에르도안은 6월 대통령 선거에서 독일에 사는 터키 동포들한테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마쿠스 한 <한겨레> 독일 통신원은 “독일 언론과 외질의 감정싸움 측면이 있다. 외질의 발표에 대한 독일인의 반응도 반반으로 갈린다. 하지만 앞으로 외질이 분데스리가에 복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관중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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