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8 13:25
수정 : 2018.06.2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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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0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기성용과 신태용 감독이 울먹이는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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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스파시바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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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0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기성용과 신태용 감독이 울먹이는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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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집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집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꺾자 레오 톨스토이의 <안네 카레니나> 첫 문장이 떠올랐다. 대표팀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너나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기쁨을 만끽했고, 기자석의 한국 기자들도 골이 들어가자 만세를 불렀다. 경기장의 자원봉사자는 ‘콩글래출레이션’이라며 축하를 해 주었고, 평소 딱딱하게 소지품 검색을 하던 경기장 출입 관리 요원들도 부드러워졌다. 버스 기사까지 흥겹게 기자단 버스를 몰았다. 한 순간 한국 축구대표팀은 행복한 가정이 됐고, 승리는 그동안의 잡음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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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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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버스로 향하는 중간에 있는 믹스트존은 한국 선수를 위한 무대였다. 조현우, 장현수, 김영권, 구자철, 이용 등 한국 선수들은 취재진의 인터뷰에 선뜻 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봐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중간에서 인터뷰를 끊어야 할 정도였다. 반면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등 독일 선수들은 쏟아지는 방송 카메라의 시선을 불편해 했다.
카잔 시내 중심가에서도 한국 승리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지하철에서 나오던 중년의 아저씨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아는 체를 했고, 거리의 노천카페에는 한국 팬들이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는 소리로 경쾌했다. 한국 사람들은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즉석 응원 시범을 보였다. 다른 나라 축구팬들의 일로만 느껴졌던 밤거리 소음의 주인공을 이번엔 한국팬들이 맡았다.
러시아에서는 경기장이나 거리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들을 때가 있다. 한국어를 공부한 학생도 있지만,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젊은층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엔 한국이 축구를 통해서 러시아 사람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간 것 같다. ‘파카(안녕) 러시아.’ 카잔/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화보] 2018 러시아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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