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8 10:36
수정 : 2018.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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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전에 비디오판독(VAR)으로 김영권의 골이 인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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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 서로 부둥켜안고 울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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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전에 비디오판독(VAR)으로 김영권의 골이 인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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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두가 쓰러졌다. 모두가 또 울었다. 그리고 모두가 “너희가 잘했다”고 칭찬했다.
28일(한국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모두 쓰러졌다. 선수들이 달린 거리의 총합은 118㎞. 이용은 “전반부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서로 힘을 북돋우며 버텼다”고 했다. 끈끈한 선수간 결집력은 경기 뒤 그라운드 한 가운데서 다시 일어났다. 차두리 코치는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원을 그린 뒤 얘기했다.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정말 대단하다.” 그 순간 선수들은 다시 눈물이 핑 돌았다. 이어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고, 손흥민도 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팀 정신으로 똘똘 뭉친 모습이다.
이번 대회 최대의 스타로 뜬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또 다른 전율을 맛봤다. 그는 독일전에서도 수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 한국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할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그런 그에게 경기 뒤 김승규(빗셀 고베)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달려왔다. 둘은 이번 대회 한번도 경기를 나가지 못해 속상했을 터다. 그럼에도 “현우야! 너 정말 잘했다. 네가 최고”라며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해주었다. 조현우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감동했고,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골키퍼로서는 ‘큰 산’이었던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다가와 악수를 할 때보다 더 짜릿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내부에 잡음이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평소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와 출전 선수 사이의 기류가 다를 수 있다. 벤치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1, 2차전 패배 뒤 3차전 승리는 단합된 마음이 불러온 힘이었는지 모른다. 3경기 풀타임을 뛴 수비수 이용은 “공격수는 열번 실수해도 한번 골을 넣으면 영웅이 되지만 수비수는 열번 잘 막다가 한번 실수하면 역적이 된다. 장현수가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정말 잘 버텨냈다”며 후배를 챙겼다. 벤치나 주전, 코칭스태프 가릴 것 없이 서로 갖고 있는 끈끈한 믿음이 독일전 승리의 밑바탕인 것 같다. 카잔/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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