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소원 이룬 직장인들 많아
미국 교민들, 러시아 현지인들도
다양한 소품들에 현지인들 ‘찰칵’
18일(한국시각) 4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관중석의 절반은 러시아 팬들로 보였지만, 나머지의 상당 부분은 노란색 물결이 넘쳤다. 그러나 숫자는 작지만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정도 뜨거웠다. 이들의 응원은 하프타임에도 멈추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나 선전할 때의 함성은 더 커졌다.
이날 응원전은 경기 전부터 경기장 밖에서 시작됐다. 고교 동창으로 휴가를 내고 찾아온 20~30대 직장인 그룹부터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 회원들, 멀리 미국 마이애미에서 온 동포 응원단까지 다양했다. 직장인 이정훈씨는 “휴가를 내야 하고 비용도 부담이지만 항상 볼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 왔다”고 했다.
응원단의 복장도 다양했다. 전통적인 붉은 유니폼과 태극기는 기본이고, ‘대한민국’ 글자가 새겨진 머플러와 ‘놀부’를 연상시키는 대감모자, 농악대 복장에 얼굴 페인팅까지 다양한 소품이 등장했다.
스웨덴 팬들은 경기 전날부터 니즈니노브고로드 시내에서 많이 보였다. 스웨덴은 러시아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응원단이 왔다. 경기장 동쪽에 자리 잡은 스웨덴 응원단은 스탠드 아래쪽과 위층 관중석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또다른 스탠드에도 노란색 물결은 곳곳에 보였다. 반면 한국의 붉은색 응원단은 서쪽 스탠드 1층 한구석에서 훨씬 작은 규모로 조직적인 응원을 했고, 경기장 곳곳에도 붉은색 옷을 입은 축구팬들이 보였다.
작은 규모라도 함성은 훨씬 컸다. 스웨덴 팬들이 스탠드에서 뛰며 구호를 외치면, 북소리와 꽹과리로 대응했다.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외칠 때는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원형 덮개를 씌운 듯한 경기장 구조가 소리의 반향을 크게 만들었다.
경기의 승패는 어쩔 수 없지만, 경기장의 응원 풍경은 모두에게 값진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직장인 이정훈(맨 왼쪽)씨와 고등학교 동창들이 18일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20대 직장인인 이들은 휴가를 내고 월드컵을 즐기러 왔다고 한다. 비록 한 경기만 보고 들어가지만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들의 한국팀 응원 소품은 머플러다. 한국에서 구입해서 왔다. 대부분 한국의 우승을 점쳤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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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맨 왼쪽)를 비롯한 고등학교 동창 3명이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 앞에서모였다. 역시 5~7일 직장에서 휴가를 낸 뒤 경기장을 찾았다. 모두 30대로 한국의 승리를 점쳤다. 작은 태극기는 응원단에서 받은 것이고, 큰 태극기는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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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붉은악마 응원단의 미녀 4인방. 머리띠 태극기가 앙증맞다. 이들은 80명의 붉은악마 응원단이 왔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팀의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관전할 예정이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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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애미서 온 교포 응원단. 가운데 대감모를 쓴 분이 축구광이어서 부부동반과 친구분들이 함께 왔다고 한다. 응원복은 한국에 왔을 때 구입해 이번에 갔고 왔다. 러시아 사람들한테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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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 온 교포 축구팬 사이에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이 포즈를 취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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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인근에 산다고 하는 줄리아(오른쪽)와 남편. 둘은 한국의 응원단이 스웨덴보다 작은 규모라는 것을 알고 한국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등 한국말로 친근감을 전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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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맨 오른쪽)씨 등 고교 동창 4명이 함께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에서 밝게 웃고 있다. 모스크바로 항공편으로 도착한 뒤 기차를 타고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을 찾아왔다고 한다. 역시 30대 직장인으로 휴가를 내고 자비로 월드컵 경기를 보러 왔다. 이준석씨는 “평생 한번 뿐인 기회다. 돈이 아깝지 않다”고 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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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두르고 모자와 얼굴을 러시아 국가의 색깔로 염색한 한국 응원 팬. 니즈니노브고로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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