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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4 17:03 수정 : 2018.06.15 09:04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지리아 대표팀 유니폼, 지난 2월 첫 공개 뒤 돋보이는 디자인 화제
출시 3시간 만에 ‘완판’, 몇 배 가격에 중고 거래까지 이뤄져
“축구 유니폼이 유행 아이템 된 건 드문 일” 호평
정작 나이지리아선 싼 가격의 모조품 더 팔려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이 14일 밤 11시30분 개막한다. 그런데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월드컵과 관련해 뜨거운 화제에 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판매 시작 3시간 만에 매진을 기록한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 유니폼이다.

나이키가 만든 이번 유니폼은 지난 1일 나이키 웹사이트와 영국 런던, 나이지리아 일부 도시 등 적은 수의 매장에서만 판매됐다. 홈 버전과 원정 버전 모두 90달러의 정가가 매겨진 유니폼 상의는 웹사이트에서는 3분 만에, 매장에서는 3시간 만에 ‘완판’됐다.

영국에서는 나이지리아팀 유니폼을 사려고 런던 나이키 매장 앞에 줄 선 사람들의 행렬이 <비비시>(BBC), <가디언> 등 여러 매체에 화제의 장면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같은 날 나이키는 재입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이후 유니폼은 인터넷에서 몇 배씩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2월 디자인을 공개한 뒤 6월까지 시판을 미뤘던 탓에 나이지리아 서부 라고스시에서는 이른바 ‘짝퉁’ 제품들이 한 달 정도 일찍 등장했는데, 오리지널 제품이 매진되자 이 모조품들의 판매량 역시 올라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이번 유니폼은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의 마스코트이자 별명인 ‘수퍼 이글스’에서 차용한 독수리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선명하고 밝은 초록색과 지그재그 패턴으로 레트로 느낌을 더했다. 유니폼과 함께 공개된 재킷, 바지, 트랙수트, 모자, 벨트, 신발 등도 비슷한 패턴과 색을 살렸다.

CBS 스포츠는 본선 개막을 앞두고 매긴 32개 출전국 유니폼 순위에 나이지리아팀의 유니폼을 1위에 올리며 이렇게 평했다. “소매에 흑백 날개 문양을 넣는 등 나이키가 제작했던 1994년 나이지리아 대표팀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았다. 좀 더 진했던 당시의 초록색보다 지금의 라임색이 낫다. 러시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이들이 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 한국팀을 포함한 월드컵 유니폼 순위와 단평 기사 보기)

패션지 <지큐>(GQ)는 “(운동복이지만) 진짜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고 디자인을 높게 평가했다. ‘수퍼 이글스’를 닮았으며 동시에 “익지 않은 라임의 색과 같은 초록색 몸통 부분, 검은색과 흰색을 쓴 소매, 수직으로 내려오는 지그재그 스트라이프”가 전통적인 축구 유니폼 같은 느낌을 덜어낸다는 평이다. 특히 잉글랜드팀처럼 단색 배경에 가슴에 로고만 붙인 단순한 유니폼 옆에 있을 때 나이지리아팀 유니폼은 더 돋보인다고도 했다. 또 “베르사체고샤 루브친스키 등의 브랜드가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옷을 선보여 화제가 되거나 특정 운동화가 유행을 타면서 순식간에 매진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축구 유니폼이 그 자체로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 <보그>는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팀 등을 함께 언급하며 “그중에서도 (나이지리아가) 월드컵 베스트 드레서 팀”이라고 평했다.

<인포메이션 나이지리아>에 따르면 이번 유니폼 디자인을 총괄한 매튜 올프는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한 그래픽 디자이너로, 미국 프로축구 클럽팀들의 유니폼과 로고 등의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다.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키는 공식 판매를 시작하기에 앞서 “선주문 300만 벌이 들어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이 숫자를 두고 믿기 힘들다며 판매 첫날부터 ‘구매 붐’을 일으키려 한 나이키의 마케팅 전략이었을 수 있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쿼츠>는 선주문 내역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더해 “세계 최고 인기 클럽팀의 유니폼 판매량도 그 정도를 넘기기 힘들다”는 업계 관련자들의 견해를 전했다.

유니폼의 주 고객 타깃이어야 할 나이지리아 국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울 90달러의 가격이 책정됐음에도 그만큼 주문이 들어온 것 역시 의심스럽다는 주장도 있다. <시엔엔>(CNN)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태국에서 만들어져 나이지리아에서 팔리는 모조품 상의의 가격은 최저 5달러에서 최고 40달러 정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조품을 파는 한 나이지리아 상인은 <시엔엔>에 “(품질 좋은 모조품의 경우)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똑같이 생겼다”며 “대부분의 나이지리아 사람들에게는 오리지널 유니폼을 살 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이번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 팀의 유니폼 디자인에는 모두 8개사가 참여했다. 나이키가 나이지리아와 한국 등 10개 팀의 유니폼을, 아디다스가 가장 많은 수인 12개 팀의 유니폼을 만들었다. 이밖에 푸마가 4개 팀, 뉴발란스가 2개 팀의 유니폼을 제작했으며 울스포츠, 험멜, 엄브로, 에레아가 각각 1개 팀의 유니폼을 제작했다. <포브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올해에도 스포츠 브랜드의 매출 전쟁이 시작됐다”며 월드컵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공식 유니폼 키트 전쟁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인디펜던트>가 밝힌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아디다스의 축구 유니폼 상의 판매량은 약 800만 벌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독일 유니폼 판매량은 약 300만 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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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서도 나이지리아팀의 이번 유니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호의적인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러시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찍은 단체복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다. 일반적인 형태의 정장이 아닌, 긴 흰색 상의와 흰색 하의를 입은 선수들은 초록색 포인트를 넣은 흰 보터 모자와 흰 로퍼를 매치하며 이들이 이번 월드컵 ‘화제의 유니폼’을 입을 예정임을 재확인했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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