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13 13:41
수정 : 2018.06.13 22:15
|
13일(현지시각) 오전 3시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파크인래디슨 호텔 근처 건물 위로 햇빛이 비추고 있다.
|
[김창금 기자의 스파시바 월드컵]
신태용호 상트페테르부르크 첫날 밤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피해 각별 조심
현지 첫 훈련 들어가며 막바지 담금질
|
13일(현지시각) 오전 3시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파크인래디슨 호텔 근처 건물 위로 햇빛이 비추고 있다.
|
밤 11시가 돼도 어둠이 내리지 않는다. 새벽 3시만 돼도 밖이 훤하다. 북위 59도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밤이 짧은 ‘백야’(白夜)의 도시다. 마치 태양이 지평선을 살짝 스치고 난 뒤 다시 올라섰다는 표현이 그럴듯하다.
12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트르부르크에 도착한 신태용 감독의 월드컵 축구대표팀도 비상이 걸렸다. 백야로 인한 선수들의 숙면 방해 걱정 때문이다. 시차와 날씨, 음식 등은 미세하게 선수들의 신체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팀은 3~11일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 때도 선수들의 숙면을 돕기 위해 호텔 방마다 빛을 막는 암막 커튼을 설치했다. 그러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짧은 여름 밤은 레오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여명처럼 희미한 밤은 4시간 안팎이고, 나머지는 낮이다.
|
13일(현지시각) 오전 4시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파크인래디슨 호텔 근처의 도로 위로 시내버스가 달리고 있다.
|
러시아 현지인들은 어떨까. 13일 새벽 3시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파크인래디슨 호텔 밖에는 해가 떠올랐다. 아파트와 상점 건물마다 햇빛을 받고 있었다. 창에는 커튼을 쳐 해를 막았고, 공터의 주차장은 조용했다. 하지만 도로엔 택시와 버스가 간간히 운행을 했고, 버스 안에는 2~3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잠을 깬 젊은 여성은 시베리안 허스키를 끌고 산책을 나오기도 했다.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밤이 없는 6월 마지막 열흘 동안 문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
12일(현지시각) 밤 10시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폴코보 공항에 가로등은 켜져 있지만 어둠이 내리지 않고 있다.
|
신태용 감독은 베이스캠프를 결정하기 전부터 숙소인 뉴 페터호프 호텔 객실을 꼼꼼히 점검했다. 선수들의 수면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두터운 커텐을 설치하도록 했고, 선수들에도 몸관리에 주의를 주었다. 자칫 잠을 자다 두터운 커튼을 열어 대낮 같은 상황에 잠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가 북해로 나갈 수 있는 항구도시로 예술과 문화, 혁명의 유물들이 곳곳에 있다. 한국 대표팀에겐 월드컵 F조 세 경기 준비를 위한 ‘희망의 땅’이다. 이날부터 현지 훈련을 시작하는 대표팀이 백야라는 낯선 환경을 현명하게 극복했으면 좋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