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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24 05:41 수정 : 2018.06.04 00:08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2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풀뿌리 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있다.

‘취임 6개월’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
“선수들 재능 조기발굴 중요한데
유소년 현장, 기술보다 체격 선호
뒤늦게 크는 ‘대기만성형’은 도태”
연령별 대표팀 ‘투트랙’ 운영 추진

“신태용 감독, 외롭고 힘든 자리
남은 시간 팀 어떻게 만드느냐 중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게 많은 대화해야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2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풀뿌리 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있다.
“축구가 국가대표팀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 외 중요한 게 많아요. 유소년축구도 있고. 그걸 잘 만드는 게 한국 축구의 백년대계죠. 지난 6개월 동안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49). 한국 나이로 ‘지천명’인 그는 지난해 11월17일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취임해 6개월 남짓 축구행정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 2014 브라질월드컵 등에서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낼 때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1990 이탈리아, 1994 미국, 1998 프랑스, 2002 한·일 월드컵 등 4차례 월드컵 본선에 연이어 중앙수비로 출전한 그는 이제는 대표팀을 뒤에서 후원하는 협회 임원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6.14~7.15)을 바라보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금이 가장 외롭고 힘들 겁니다. 주전급 선수들 부상이 잇따르고 있으니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은 시간 코칭스태프가 어떻게 팀을 만들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긍정적 마음으로 좋은 모습과 결과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홍 전무는 월드컵에 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지만, 현재 신태용호의 취약점으로 떠오른 수비에 대해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에 가면 세계 유명 스타들이 즐비해 1대1로 마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직력이 필요하죠. 수비 조직력도 조직력이지만 전체 조직력이 더 중요합니다.”

홍 전무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구사하는 3-4-2-1(또는 3-4-1-2) 포메이션에서 최진철-김태영과 함께 환상의 스리(3)백을 이뤄 한국팀의 4강 신화에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3백에서 저는 가운데서 ‘리딩’하는 역할을 했는데, 공중볼에 강한 최진철, 맨투맨 능력과 파이팅이 좋은 김태영 등 3명의 조화가 참 잘 맞았어요. 국제대회 경험도 많았고…” 그는 “월드컵에 가면 선수들간 대화할 시간이 적다”며 “월드컵에 가기 전 기간 동안 선수들 사이에 대화를 많이 해서 경기장에서는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홍 전무는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리지만, 유소년축구를 비롯한 초·중·고 축구 현장은 한국 축구의 풀뿌리”라고 강조했다. “축구는 대기만성입니다. 뒤늦게 꽃피우는 선수들이 많아요. 일선 유소년 지도자들이 기술 좋은 선수들보다 체격 좋고 빠른 선수들을 선호하는데, 그게 문제입니다. 기술 좋은 선수들은 나중에 커서 좋아질 수도 있는데 단지 체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도태되거든요.” 그래서 홍 전무는 15살이나 17살 연령별 축구대표팀의 두 형태 운영을 강조했다. “기술 좋은 선수들로 한 팀을 꾸리고, 다른 한 팀은 체격 좋은 선수들로 구성해 2개의 대표팀을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홍 전무는 축구 선진국에서는 6~8살에 이미 축구를 시작하는데, 우리는 초등학교 4, 5학년 때부터 축구를 처음 배운다며 “한국 축구도 재능 있는 선수들을 조기에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유소년리그를 하고 있지만 고학년 위주로 출전해 저학년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며 “저학년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축구협회의 기술국도 독립시켜, 기술국 사람들이 직접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일선 지도자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축구협회 전무 자리도 다른 차원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요. 초·중·고 축구 현장에서의 많은 민원도 해결해야 하구요. 그렇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나름 보람도 많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국방TV> 박주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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