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8 18:39
수정 : 2018.05.08 20:13
10경기 무패행진 남기일 성남FC 감독
세밀함 강해 남기일+디테일=남테일
“성남은 시민구단…팬 감동 우선”
과감한 공격·‘토털사커’ 앞세워
간판 공백에도 K리그2서 돌풍
“장단점 반영한 세밀한 역할 주문”
이적 선수는 물론 신예도 폭풍성장
‘성남 영광시대’ 다시 이울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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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성남 감독이 지난달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안양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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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었다.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성남FC에 2017의 흔적은 없다. 간판인 황의조는 일본으로 떠났고, 골키퍼 김동준은 부상을 당했다. 18명 경기 명단의 주류는 새내기들과 다른 팀에서 온 임대·이적 선수다. 과감한 변신은 지금까지는 성공작이다. K리그2 시즌 10경기 6승4무 무패 선두.
모처럼 분 훈풍에 탄천종합운동장을 찾는 홈팬들의 분위기도 ‘긴가민가’에서 ‘기대이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부자 몸조심이랄까. 남기일(44) 성남FC 감독은 “아직 초반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기일 감독은 2005~2008년 성남 일화에서 특급 공격수로 뛰었다. 은퇴를 앞둔 시점이어서 조커로 등장했지만 2006년 K리그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남 감독이나 팬들에게 과거 성남 영광시대의 잔상은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성남은 기업구단이 아니다. 시민구단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1부로 가는 것은 궁극적 목표”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남기일 감독의 부임 첫 작업은 ‘저비용 고효율’ 선수단 구성이었다. 공격수 에델, 주현우, 서보민은 각각 전북, 광주, 포항에서 데려왔고, 미드필더인 문상윤과 김정현도 제주와 광주 출신이다. 에델과 서보민은 득점 2위(4골)에 오르는 등 성남에서 펄펄 난다. 새내기 박태준 김재봉 등의 알토란 같은 활약은 남 감독의 예리한 선수 감식안을 보여준다.
남 감독은 “내가 원하는 전술에 적합한 선수이면서도, 자신을 낮춰 팀에 융합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비싼 선수는 아니지만 코치진의 도움을 통해 팀 역할에 적응하도록 키워낸다”고 설명했다.
남 감독의 축구는 ‘공격기회가 많은 축구’다. 그것은 단순히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성남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한 철학이다. 그는 “1부로 올라간다고 해서 팀이 잘하는 것이 아니다. 성남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면서 1부로 올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 감독의 축구는 세밀하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 걱정을 먼저하는 지도자는 아니다. 과감하면서도 세밀한 축구로 재미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남 감독도 “선수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 디테일하게 역할을 준다”고 했다. 11명의 선수가 하나처럼 움직일 때 파괴력이 커진다. 남 감독은 “많이 뛰는 것보다 내려가거나 올라갈 때 팀 전원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2부 리그 9개 상대팀을 한번 이상씩 상대한 남 감독은 이번 주말 광주FC 원정을 떠난다. 3월 첫 대결에서는 0-0으로 비겼다. 광주는 친정팀이고, 박진섭 광주 감독은 친한 후배다. 하지만 양보는 없다. 남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와 의욕이 좋다. 이번엔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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