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9 20:47
수정 : 2018.04.1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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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17일 일본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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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많았던 AFC챔스 16강
K리그 2위에 안방 무승도 떨쳐내
“슈퍼스타는 없지만 멀티로 승부
열린 경쟁 자극이 상승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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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17일 일본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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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고생 좀 했죠. 덕 좀 보고 있어요.”
수원 삼성의 서정원(48) 감독이 모처럼 활짝 피었다. 주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가시마 원정경기 승리(1-0)로 3년 만에 16강에 올랐고, K리그에서는 어느 새 2위 자리를 꿰찼다. 안방 경기 무승의 부담도 지난주 상주전 승리(2-1)로 풀어버렸다.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서정원 감독은 눈보라치던 제주, 남해에서 한 전지훈련과 올초 ‘베스트 11은 없다’며 선수들을 자극한 것을 상승세의 배경으로 꼽았다.
수원은 지난해 후반 급상승하며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따지 못해 1월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따뜻한 나라에서 전지훈련은 엄두도 못냈다. 서 감독은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누구한테나 기회가 열려있다고 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줬다”고 돌아봤다.
경기 수가 많고, 슈퍼스타는 없는 수원에서는 선수의 순환 배치는 일상화 돼 있다. 11일 강원FC 원정 경기(3-2)에서는 8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0-0) 출장 선수 가운데 8명을 바꿔 내보냈다. 매탄고 등 유스클럽 소속 선수들이 등록선수 38명 중 13명(34.2%)으로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데, 이들은 서 감독의 열린 경쟁 무대에서 쑥쑥 크고 있다.
부상자가 발생하면 포지션을 변화시켜 멀티 능력을 처방하기도 한다. 미드필더 요원 이종성이나 박형진이 중앙 수비까지 맡는 것은 예사가 됐다.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건희 등이 강원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수들이 자기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과거의 모기업 무한지원 식의 기업형 구단이 아니다. 선수 수급에도 경영 효율성을 따진다. 이적료가 소멸한 데얀을 데려오거나, 2부에서 검증된 바그닝요를 합류시킨 것은 대표적인 실속 경영이다.
반면 지난해 권창훈을 프랑스 리그로 보냈듯이 젊은 선수들에게 (중동이나 중국이 아니라면) 유럽의 문은 열려있다는 신호를 준다. 최근에는 매탄고 골키퍼 박지민과 준프로 계약을 최초로 맺었는데, 박지민은 K리그에 선수로 뛸 수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K리그가 실관중 집계로 거품을 빼고 재정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에 수원, 전북, 울산 3팀이 들어갔다는 것은 프로축구 흥행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서정원 감독도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월드컵의 해에 선수들의 열정이 넘친다. 경기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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