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2 17:51
수정 : 2018.04.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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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부천FC의 재일동포 공격수 진창수가 10일 부천종합운동장 앞에서 한국 생활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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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3세’ 부천FC 진창수
경기 투이 때마다 흐름 바꾸며
K리그2 ‘부천 선두행진’ 중심
10년간 하부리그 겪으며 성장
엷은 선수층 조화 이끄는 큰형
“맨시티처럼 마음 여유주는 구단…”
리그승격·한국 대표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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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부천FC의 재일동포 공격수 진창수가 10일 부천종합운동장 앞에서 한국 생활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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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선수요? 쉽지 않아요. 하지만 꿈은 여전히 있어요.”
재일동포 3세 진창수(33·부천FC)는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6경기가 치러진 12일 현재 팀 선두(5승1패) 행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개막 5연승은 프로 사상 처음이고, 진창수는 후반에 투입된 4경기에서 흐름을 바꾸며 모두 이겼다. 지난달말 이랜드와 경기에서는 후반 동점골, 역전골까지 4-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처음으로 ‘이주의 최우수선수’에도 뽑혔다.
10일 홈구장인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진창수는 “올해는 일 한번 내고 싶다. 후반기까지 현재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부천FC에서 세번째 시즌을 맞는 그의 목표는 당연히 K리그1(1부리그) 진출. 곁에 있던 정갑석 감독은 “창수가 들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현재 경기 후반에 투입하는 것은 여름 지나 하반기를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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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의 진창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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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는 국내 10개 K리그2 팀 가운데 예산이 가장 적은 팀에 속한다. 선수 33명의 연봉은 모두 21억원으로 지난해 프로축구 최고 연봉자인 전북 김신욱 한 명의 연봉(15억4000만원)보다 5억여원 많을 뿐이다. 선수층이 엷어 시즌 36경기를 뛰기 위해서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갑석 감독은 팀 구상에만 1년여를 쏟고, 그에 맞도록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영입했다. “5억과 10억원대 선수는 1억~3억원급 선수보다 기량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1억~3억원 선수 사이의 경기력 차이는 크지 않다. 우리는 이런 미세한 간극을 파악해 같은 금액이라도 이타적인 플레이, 우리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영입한다”고 강조했다.
베스트 11이 만들어지면 반복 훈련을 통해 창의성조차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정 감독의 믿음이다. 진창수도 “축구는 상황인식이 중요하다. 부천 축구는 11명이 항상 균형과 조화를 맞추면서 속도감 있게 움직인다.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처럼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경기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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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석 부천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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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석 감독도 선수들에게 가능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애쓴다. 경기 다음 이틀 휴식을 줘 선수들 스스로 회복하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선수들은 영화도 보고, 데이트도 하면서 주체적으로 자기 시간 관리를 한다. 진창수는 “누가 시켜서 하는 축구가 아니라 좋아서 하는 축구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잘 나가는’ 부천FC는 그동안 경기장 공사로 오는 28일에야 부산 아이파크와 시즌 첫 안방 경기를 펼친다. 진창수도 팬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원정과는 달리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8년 한국에 온 뒤 3, 4부리그 격인 K3, 실업팀을 거쳐 2부리그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의 오른쪽 무릎 연골은 없다. 인대마저 끊어져 뛰면 올라오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체력 훈련과 별개로 요가로 몸을 준비한다.
도쿄조선초등학교, 도쿄조선중학교, 도쿄조선고등학교를 거친 그는 민족 의식도 남다르다. 진창수는 “곧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앞으로 남북한이 축구를 통해 교류를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천/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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