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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13 10:29 수정 : 2017.12.13 21:05

이겨서 좋지만….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2차전에서 북한에 1-0으로 이긴 뒤 좋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 오디세이]
“눈앞의 승리에만 휘둘려…이기지도 못하니 더 문제”
동아시안컵 세대교체 기회인데 새 선수 발굴 못해
불안한 플랜B·허약한 중앙수비…월드컵 전망 어두워

이겨서 좋지만….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2차전에서 북한에 1-0으로 이긴 뒤 좋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에는 한국 축구만을 집중적으로 취재하는 프리랜서들이 적지 않다.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도 그런 프리랜서를 볼 수 있다. 남자부 남북 경기가 열린 12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의 스탠드 기자석에서 오시마 히로시(56)라는 일본인 프리랜서와 두 나라 축구에 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이번이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할 좋은 기회인데 한국은 왜 안 하죠?” 그는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 축구는 2002년 이후 세대교체를 제대로 못 하고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감독은 이기는 축구만 하려 하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선수 발굴은 못 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성적이 나쁘면 감독 목이 날아가니 이기기 위한 경기밖에 할 수 없잖아요. 근데 문제는 이기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도 취재했다는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이렇게 한국 축구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대로 가면 북한 축구가 한국을 추월할 것 같아요.” 그는 “일본 축구도 ‘오십보백보’이지만 그래도 차이는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취재하면서 과연 내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에 희망이 있는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더욱 갖게 됐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디종) 등 잘나가는 유럽파들이 빠져 공격력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하나, 신태용 감독이 실험해보겠다는 공격의 ‘플랜B’가 신통치 않고, 뻔한 멤버의 포백진이 허약함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내년 월드컵 본선 F조에서 만날 스웨덴이나, 멕시코, 독일은 막강한 공격력을 지닌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비 조직력의 완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신태용호의 가장 큰 문제는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젠)에다 이번에 부상 등으로 경기에 못 나오는 김민재(전북 현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도로 구성할 수 있는 중앙수비진의 불안정성이다. 특히 공격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좌우 풀백 자리는 더욱 문제다. 지금 단계에서 다른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상대 전술 변화에 대한 대응 미비 등 지도력에 또다시 한계를 드러냈다. 그렇다고 팬들의 요구대로 당장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2연패를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신태용호가 이번 대회를 통해 공격과 수비에서 과연 어떤 희망을 줬는지 거의 찾을 수가 없다. 내년 러시아월드컵 전망이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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