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1 18:02
수정 : 2017.12.1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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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일본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여자부 2차전에서 한국이 북한의 김윤미(오른쪽)한테 헤딩골을 허용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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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한국 여자팀 북한에 0-1로 져 2연패 부진
윤덕여 감독 “체력, 스피드, 세컨드 볼 싸움 뒤졌다”
북한, 장신 김윤미 헤딩골…2경기 홀로 3골 폭발
북 감독 “4월 평양경기 되풀이하지 않는 각오로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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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일본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여자부 2차전에서 한국이 북한의 김윤미(오른쪽)한테 헤딩골을 허용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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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남)은 하얀색, 한쪽(북)은 빨간색. 입고 있는 유니폼은 달랐지만 지난 4월 평양에서 만난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서 조우한 같은 민족의 팀이었다. 그러나 기량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북한 선수들은 체력이 강하고 빨랐고 투쟁심·패스력이 좋았다. 한국 선수들도 이에 뒤질세라 악착같이 맞섰으나 공 터치 능력, 순간 스피드, 조직력에서 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인 북한은 이미 세계 여자축구계의 강자로 군림해온 터. 15위인 한국이 이기기에는 벅찬 상대였다.
11일 오후 일본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풀리그 2차전.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북한을 맞아 장신 골잡이 김윤미(24·4.25체육단)한테 전반 18분 헤딩골을 내주며 0-1로 지고 말았다. 지난 8일 일본과의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던 한국은 2패로 우승권에서 탈락했다. 2005년 1회 대회(한국 개최)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15일(오후 4시10분) 중국과의 마지막 3차전을 남겨놓고 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북한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승3무15패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북한은 2연승을 올렸으며,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2018 요르단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과 1-1로 비기는 바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한 아픔도 어느 정도 씻어냈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전 “2013년 감독 부임 이후 아직 북한한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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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민아가 북한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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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공식회견에서 윤덕여 감독은 “북한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했다. 특히 스피드가 좋았다. 전방 압박이 심해 세컨드 볼 싸움에서 우리가 뒤졌다”고 패인을 분석하며 아쉬워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김광민(55)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4월 경기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결심하고 달라붙은 결과 경기장에서 실현됐다고 생각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4월 이후 8개월 동안 훈련 결과 선수들의 능력이 한 계단 올라갔고, 선수들이 높은 정신력과 집단력으로 잘 싸워 오늘의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무려 4번이나 ‘4월’을 언급해 당시 한국에 덜미를 잡힌 것이 두고두고 한으로 남아 있음을 비쳤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선 “4월에 비해 너무 상반되는 경기 모습을 봤다. 원인은 모르겠다. 어딘가 모르게 남쪽 선수들이 기가 죽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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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뒤 손을 마주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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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 감독은 이날 유영아(구미 스포츠토토)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4-1-4-1 전술로 나섰으나, 공격진은 전반 45분 동안 단 한번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하고 허둥댔다. 반면 김광민 감독의 북한은 김윤미-승향심(압록강체육단)을 투톱으로 하는 4-4-2 전술로 나서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한국을 몰아붙였다. 공격을 주도하던 북은 전반 중반 오른쪽 미드필더 리향심(압록강체육단)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며 문전으로 띄워준 공을 김윤미가 터닝 헤딩슛으로 연결시켰고, 공은 방향을 바꿔 한국의 33살 베테랑 수문장 김정미(인천 현대제철)가 손쓸 틈도 없이 왼쪽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북한은 오른쪽 공격라인이 이은미(수원FMC)가 지키는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여러차례 위협적인 슛을 폭발시켰다.
한국은 한채린(위덕대)-이민아(인천 현대제철)-장슬기(인천 현대제철)-강유미(화천 KSPO)로 이어지는 미드필더진이 중원싸움에서 북한에 뒤지며 좀처럼 슛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후반에도 일방적으로 몰렸다. 포백진 앞에서 주장 조소현(인천 현대제철)도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 바빴다. 후반에도 슈팅 한번 제대로 날리지 못한 무기력한 경기였다.
지바/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여자부 풀리그 2차전 한국(2패) 0-1 북한(2승)
김윤미(전 18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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