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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10 10:39 수정 : 2017.12.10 21:14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1차전 막판 애가 타는 듯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옆에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리피, 후반 3백 구사 김신욱 꽁꽁 묶어
신 감독 전술변화 대응전략 부재
“수비진 몸이 무거웠다” 변명만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1차전 막판 애가 타는 듯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옆에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69) 중국 감독한테 또 한방 먹었다. 팬들은 “신태용 감독은 무능하다. 그만두라”고 다시 난리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는데, 신태용(47) 감독은 후반 달라진 리피 감독의 전술 변화에 효과적인 대응을 전혀 하지 못하고 결국 2-2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청소년과 올림픽축구대표팀 사령탑 시절에도 신 감독은 중대 고비처에서 여러차례 이런 실수를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오후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 남자부 한국-중국 첫 대결은 사령탑의 지략과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준 승부였다고 할 수 있다.

‘지략가’ 리피의 품격

“후반 들어 전술 변화가 주효했다. 수비를 좁게(촘촘하게) 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17번(리쉐펑) 선수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키와 높이를 잘 활용해 막아줬다.”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피 감독이 ‘후반 퍼포먼스가 더 좋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냐’는 중국 기자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리피 감독은 “(공격수가) 3명의 수비진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 김신욱은 골 능력이 아주 좋은데 특히 헤딩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후반 스리(3)백으로 전환해 김신욱 등 한국 선수들의 공격력을 무력화시킨 게 먹혀들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가 진행중이던 지난해 10월 중국대표팀을 맡은 리피 감독은 지난 3월23일 창사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을 맞아 1-0 승리를 이끌어내며 명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중국은 역대 A매치에서 두번째 한국전 승리로 더이상 ‘공한증’이 없음을 입증했다. 중국은 국내파 가오홍보 감독 시절 아시아 최종예선 초반 3경기 1무2패를 부진하며 꼴찌로 처졌으나,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에 이어 막판 2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1-0)과 카타르(2-1)를 내리 잡는 등 상승세를 보여 향후 발전 가능성을 비쳤다.

이번 한국전에서 리피 감독은 22살 이하 선수 6명을 선발로 기용하는 등 과감한 용병술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한국을 놀라게 했다. 그는 이날 ‘22살 이하 선수를 어떤 생각에서 6명이나 기용했느냐’는 중국 기자 질문에 “22살 연령을 젊다고 보는 것은 중국 뿐이다. (축구에서) 젊다는 것은 18살 이하를 말하는 것이다. 이들의 퀄리티가 좋다고 판단해 기용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가 이날 선발 최전방공격수로 기용한 22살의 웨이 스하오(상하이 상강)는 전반 8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임기응변력 부족한 ‘난놈’ 신태용

“후반 중국이 스리백으로 내려앉은 다음 김신욱이 고립됐기 때문이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후반 한국팀의 공격이 안 된 이유’에 대해 신태용 감독이 한 말이다. 신 감독은 “김신욱은 전반에는 완벽했다. 높이와 발 다 정확하게 충분히 잘해줬다”면서 후반 꽁꽁 묶인 것에 대해 “다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만 말했다. 변화된 상황에 대해 감독으로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이날 전반 8분 김진수(전북 현대)가 맡고 있는 왼쪽 수비진이 뚫리면서 크로스를 허용했고 먼저 실점했다. 김신욱(전반 12분), 이재성(전반 19분)의 합작으로 2골이 터지면서 2-1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적절한 멤버 교체로 다시 힘을 낸 중국에 밀리며 후반 31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고요한(FC서울)이 후반 14분 최철순(전북 현대) 대신 오른쪽 풀백으로 투입됐는데, 그쪽에서 크로스를 다시 내주며 29살 베테랑 위다바오(베이징 궈안)한테 뼈아픈 헤딩골을 당한 것이다. 장현수(FC도쿄) 등 중앙수비 2명이 같이 점프했으나 막아낼 수 없었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수비진이 너무 쉽게 실점하지 않았나, 수비진 몸이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자신의 전술적 실패보다는 선수들 컨디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이른 시간에 역전에 성공해 우리 페이스를 가져와 좋았는데, 이명주·염기훈의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골결정력만 더 있었으면 이겼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도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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