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14 08:11
수정 : 2017.11.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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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루이지 부폰(오른쪽) 등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각) 밀라노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웨덴과 0-0으로 비겨 탈락하자 괴로워하고 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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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 0-0, 합계 0-1
1958년 이후 첫 실패에 ‘대재앙’ 보도
부폰 골키퍼 “이탈리아 축구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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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루이지 부폰(오른쪽) 등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각) 밀라노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웨덴과 0-0으로 비겨 탈락하자 괴로워하고 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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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재앙이다. 우리는 월드컵에 떨어졌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해, 1·2차전 합계(0-1) 열세로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건 지난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도 14회에서 멈췄다.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탈리아의 대재앙’이라는 표제로 충격을 전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930년 1회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았고 이후 월드컵에서 4차례 우승, 2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의 월드컵 탈락은 낯선 일이다. 39살로 175회 A매치에 출장한 이탈리아의 주장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는 “이탈리아 축구와 관련된 모든 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월드컵 무대 6회 연속 진출을 노렸던 부폰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부폰은 이번 시즌이 끝나는 내년 여름 유벤투스 선수 생활도 그만둘 예정이다.
1차전에서 0-1로 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이탈리아는 이날 76%의 점유율과 슈팅 수 우세(27대4) 속에 일방적으로 스웨덴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6명의 수비수를 세우며 바짝 내려앉은 스웨덴 방벽을 뚫지 못했다. 치로 임모빌레(라치오)의 슈팅은 옆 그물을 때렸고, 알레산드로 플로렌치(AS로마) 등의 막판 슈팅도 빗나갔다. 후반 추가시간엔 부폰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골을 노렸지만 허사였다.
경기 과정 중에 이탈리아 팀 내부의 갈등이 폭발하기도 했다. 빗장수비를 책임졌던 부주장 다니엘레 데 로시(34·AS로마)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잔피에로 벤투라 이탈리아 감독과 충돌했다. 벤투라 감독이 교체 투입을 명령하자, 데 로시는 황당하고 분개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 무슨 말인가. 승리하려면 나 대신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가 나서야 한다”라고 소리 질렀다. 이 모습은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인시녜(나폴리)는 1m63의 단신이지만 판단이 빠르고 드리블과 결정력을 갖춘 선수다. 벤투라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 후반 31분에 인시녜를 투입했지만, 2차전에서는 벤치에 둔 채 기용하지 않았다. 데 로시는 “경기 뒤 라커룸 분위기는 장례식 같았지만 죽은 사람은 없다. 다음 세대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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