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02 15:23
수정 : 2017.11.02 15:38
기술위원장·부회장직 사임 밝혀
히딩크 소모적 논란에 피로감
“새로운 도약 위해 사퇴가 도리”
대한축구협회는 2일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위원장직과 축구협회 부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퇴사를 통해 “축구협회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사퇴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 대표팀에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업무도 거의 끝나가 기술위원장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고 말했다.
1970년대 국가대표 부동의 수비수이자 주장이었던 김호곤 감독은 1982년 선수 은퇴 뒤 프로축구 울산의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 코치,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다. 연세대 감독과 프로축구 부산 감독을 거쳐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사령탑으로 팀을 8강에 진출시켰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전무를 맡았고, 2012년 울산 현대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리는 등 지도자로서도 굵직한 행보를 해왔다.
2014년부터는 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하는 등 행정가로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올해 6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임 뒤 비상시국에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아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고, 이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두 경기를 잘 마무리해 한국을 본선에 끌어올린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 논란으로 최근 시련을 겪었다. 올해 6월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관심있어 한다’는 카톡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무차별 언어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팀이 최종예선 두 경기를 무득점 무승부로 끝내면서 축구팬들의 실망이 커진 상태에서 불거진 일이지만, 이런 것들이 사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곤 위원장은 “모두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본다. 단 축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기초를 다지고 시간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신태용 감독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축구팬들이 질책보다는 격려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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