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1 01:19
수정 : 2017.10.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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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현지시각)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빌 비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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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평가전 포함 두 경기 7실점
상대 빠른 침투에 측면·중앙 허둥지둥
공격에서도 정교함과 마무리 모두 부족
안정환 “한국보다 못한 팀은 없다”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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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현지시각)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빌 비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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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수비 붕괴.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더 커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각) 스위스 빌 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7일 러시아전 패배(2-4)를 포함하면 2경기 7골을 내줬다. 흔들리는 수비력, 팀 플레이 부조화, 공격의 둔탁함까지 문제점을 많이 남겼다. K리그를 위해 국내파 선수들을 차출하지 않고 해외파만으로 구성한 한계는 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에 선발 출전했던 11명 중 손흥민과 이청용, 장현수를 제외한 8명을 대거 교체 투입했다. 변형 스리백에 송주훈, 장현수, 김기희를 배치했고, 윙백에는 임창우와 이청용이 자리했다. 공격은 손흥민과 지동원, 남태희가 맡았다. 모처럼 선발 출장한 기성용과 김보경이 중원에서 공수 연결을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이 꼈다.
새롭게 바뀐 수비진과 공격성향의 이청용이 지킨 측면 수비는 예리한 공격력의 모로코에 속수무책이었다. 모로코는 선수들의 일대일 능력이 뛰어났고, 공격 전개의 속도와 공간 침투, 슈팅의 강도가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한국(51위)이 모로코(56위)에 앞섰지만, 현재 아프리카에서 조별리그 선두를 달리며 월드컵 본선을 향해 가는 모로코팀은 강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한국팀이 배워야 할 팀 플레이와 조직력을 모로코가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예리한 모로코의 공격력 앞에 한국의 엄벙덤벙한 수비는 적수가 안 됐다. 전반 7분 측면을 뚫은 모로코는 중앙으로 공을 넘겨 오사마 탄나네의 첫골을 생산했다. 김진현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빠진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수비 실수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역시 탄나네가 왼발로 강하게 차 넣어 한국팀의 기운을 뺐다.
압박과 패스의 속도, 공간침투의 효율성 등 모든 면에서 앞선 모로코를 상대로 한국은 일방적으로 밀리자 신태용 감독은 교체 카드로 변화를 주었다. 전반 28분 부진한 남태희, 김보경, 김기희를 빼고 권창훈, 정우영, 구자철을 투입한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선수들의 패스도 유기적으로 들어맞으면서 모로코의 골문까지 올라가는 횟수가 늘어났다. 권창훈과 손흥민의 슈팅은 비록 골키퍼에 걸렸으나 한국 선수들의 기세를 살리면서 흐름을 끌고 왔다.
하지만 후반 시작 뒤 1분 만에 다시 한번 모로코에 골을 허용하면서 대량 실점의 위기감이 커졌다. 다행히 모로코가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를 교체하면서 전반보다 예리함이 떨어졌다. 후반 7분 권창훈의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한국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특히 후반 21분에는 구자철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챈 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골망을 흔들어 한 골을 따라붙었다. 작년 10월 6일 카타르전 이후 369일 만에 터진 손흥민의 A매치 골이었다.
이후 대표팀은 추가골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공격 마무리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의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대표팀이 주변의 여러 어려운 상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월드컵 본선 32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못한 팀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훈 전 에스케이 감독은 “공격과 수비 등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독에게 숙제를 많이 남긴 경기”라고 평가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스코어도 지고 경기 내용도 졌다. 참패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이 정도로 몸이 무겁고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도 놀랐다. 나부터 반성하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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