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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08 01:53 수정 : 2017.10.08 10:12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권경원(오른쪽)이 7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러시아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 평가전 2-4 패…수비 조직력 미비 패인
후반전 수비수 김주영 자책골 2개로 ‘흔들’
경기 막판 권경원, 지동원 골로 영패 모면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권경원(오른쪽)이 7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러시아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급조된 수비가 신태용호의 발목을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김주영(허베이 화샤)의 두 차례 자책골 등으로 2-4로 완패했다. 두 차례 자책골은 대표팀간 경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해외파로만 구성된 대표선수 자원의 한계로 인한 수비 조직력 미비가 패인이 됐다. 역대 러시아와 국가대표팀간 맞전적은 한국의 1무2패.

신태용 감독은 어려운 조건에서 이번 평가전을 준비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비겨 본선진출을 이뤄냈지만 축구팬들은 무득점 경기에 실망감을 표시했고 여기에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 사령탑에 관심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히딩크 감독 논란은 히딩크 감독이 “간접적으로 돕고 싶다”고 해 마무리됐으나, 국내 K리거가 빠진 채 준비한 러시아 평가전에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털어내지는 못했다. 반면 공격 작업에서는 확실히 템포와 속도감을 살리려는 모습이 보였고, 막판 두 골을 뽑아내 아쉬움을 달랬다.

신 감독은 이날 측면 수비수 부족으로 포백 대신 스리백(3-4-3) 전형으로 러시아와 맞섰다. 장현수(FC도쿄)가 중앙 수비수로 나섰고 좌우 측면에는 권경원(톈진 취안젠)과 김주영(허베이 화샤)이 자리를 잡았다. 장현수는 공격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대형을 이끄는 등 변형 스리백을 이끄는 구심점이 됐다. 또 측면 윙백에는 중앙 수비수 전문인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공격 전문인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을 배치했는데, 이것 역시 팀 자원 부족으로 인한 고육지책이었다. 신 감독은 최전방에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세우고 좌우에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을 공격조에 편성했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정우영(충칭 리판)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러시아의 강한 공격에 대비한 이런 전형은 전반 막판까지는 통하는 듯했다. 짧은 패스를 통해 중앙을 파고들거나, 한번에 길게 올려주는 공으로 배후를 노리는 방식으로 러시아와 강대강으로 맞섰다. 하지만 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 첫 실점을 하면서 수비 조직력은 급격히 무너졌다. 수비에 가담한 구자철이 넘어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순간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가 코너킥을 골망 구석으로 꽂았다.

후반 초반에는 김주영의 자책골로 팀 분위기가 곤두박질쳤다. 김주영은 후반 10분 상대의 코너킥을 막다가 가슴에 맞은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불운에 흔들렸고, 2분 뒤에는 정교하지 못한 공 처리로 다시 자책골을 추가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후반 22분 권창훈이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치면서 골지역에서 찬 공이 골키퍼에 막히면서 이른 시간에 얻을 수 있는 만회골 기회를 놓쳤다. 신 감독은 후반 중반 황의조, 김영권, 정우영, 구자철,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오재석(감바 오사카), 기성용(스완시시티), 박종우(알 자지라), 황일수(옌볜)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후반 37분 알렉세이 미란추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그나마 후반 42분 이청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권경원이 헤딩골로 연결해 무득점에서 벗어났고, 이어 추가시간 때 역시 이청용의 롱패스를 받은 지동원이 골을 만들어내 아쉬움을 달랬다.

대표팀은 10일 스위스에서 모로코와 두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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