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25 11:38
수정 : 2017.09.2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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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두 차례 평가전에 출전할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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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 논란에 “중심 흔들리지 않아…
대표팀 조언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인다”
100% 해외파 선발에 “긴장감·분발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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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두 차례 평가전에 출전할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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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가 발전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낸다면 무조건 오케이다.”
신태용 감독이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7일 러시아, 10일 모로코(추진 중) 출전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결과도 좋아야 하고, 과정도 좋아야 한다”며 10월 두 차례 평가전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신 감독은 “사실 10월 평가전을 이렇게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님을 향한 여론 때문에 동요된 게 사실이다. 많이 힘들지만 목표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이다. 평가전이 아니다. 소신은 굽히지 않겠다”고 했다. 신 감독의 소신이란 축구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격축구다. 그는 강팀을 만났다고 어설프게 내려앉아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잃는 것을 싫어한다.
다만 ‘히딩크 감독이 감독직에 관심있다’는 식의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가 가장 큰 목표였다. 그 과정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논란도 있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한다. 그러나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관해선 좋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현재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마지막 열매는 러시아에서 거둬야 한다. 무분별한 질타는 대표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은 우리나라의 축구 영웅이라 생각한다. 사심 없이 대표팀을 위해 일해주신다면 1%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히딩크 감독님을 향한 향수는 이해한다. 러시아에 히딩크 감독님이 오시면 조언을 구하겠다. 러시아와 모로코전에서 패할 경우 후폭풍이 거세질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플레이 펼치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코치진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 이전부터 코치진 보강을 고민했다. 피지컬 코치도 2명이 필요하다고 축구협회에 전달했다. 경험이 있고 명망있는 코치를 찾고 있다. 보여주기식 코치가 아니라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향후 동계훈련이나 남은 평가전을 활용할 계획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에 K리그 일정을 고려해 국내 선수를 뽑지 않았다. 하지만 100% 해외파 선수 차출의 포석은 여럿이다. 신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은 긴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뽑히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은 더 분발할 것이라 기대한다. 함께 힘을 내면서 시너지 효과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우리 대표팀이 실력은 본선 진출팀 32개국 중 30위권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희망을 품어야 한다. 공격적으로 할 것인지, 문을 잠그다가 역습을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생각은 12월 조 추첨식 이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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