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리한재 안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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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활약여부 승부 관건 북한 축구 팀에도 국외조가 2명 있다. 일본 프로축구 제이(J)리그에서 뛰고 있는 리한재(22·히로시마 산프레체)와 안영학(26·나고야 그램퍼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출생해 성장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동포이다. 따라서 자신들이 성장한 일본에서 북한 대표선수로 원정경기를 하는 심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리한재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웨이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 복잡하다”며 “나는 재일동포로서 긍지가 있고 조선 대표로 뛰는 게 자랑스럽다. 키워준 일본과 조국인 조선에 은혜를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영학도 “재일동포로서 긍지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 많은 동포가 응원할 것이다”며 “일본과 함께 월드컵에 진출하면 일본과의 관계도 좋아질지도 모르겠다”고 희망섞인 심정을 밝혔다. 안영학이 북한 대표로 발탁된 것은 2002년 9월 남북통일축구대회 때이고, 리한재는 그보다 약간 늦은 같은 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였다. 이들의 월드컵 예선 기용에 대해서는 북한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으나, 윤정수 감독이 신념을 가지고 발탁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이런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매 경기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둘은 모두 소속 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지만, 북한 대표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안영학은 지난해 9월 2차 예선 타이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리한재도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10월의 예멘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이들은 투지를 앞세운 투박한 북한 축구에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가미해 균형을 잡아주는 노릇도 한다. 더구나, 이번 일본과의 경기는 일본축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 두 재일동포 선수의 활약 여부가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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