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대표팀의 두 선수가 지난달 15일 중국 하이난섬에서 공을 몰면서 훈련하는 표정이 매우 진지하다. 하이난/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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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 전력해부
최근 북한 축구가 커다란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이후 가장 뜨거운 열기이다. 관심의 초점은 2월9일 일본 사이타마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첫 경기인 북한-일본전에 맞춰져 있다. 이 경기는 북-일 관계가 납치문제로 최악인 상태에서 벌어진다.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길지, 1993년 10월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출전 이래 12년 만에 국제무대에 얼굴을 내미는 북한 축구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모든 것이 관심사이다. 북-일 결전을 앞두고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북한 축구의 모습을, 일본 중국 등 국외언론의 보도와 북한 축구에 밝은 전문가들의 전언을 통해 살펴본다. 선수 대부분 인민군‥홍영조·김영수 '투톱' 두각
감독 80~90년대 풍미 윤정수씨‥공격축구 선호
훈련 새벽 6시~밤 10시 30분 초고강도 몸 만들기
약점 180cm 넘는 선수 5명 불과‥속공에는 미숙 ◇3-5-2 전형= 북한 축구는 전방에 두 명의 스트라이커, 중원에 5명, 후방에 3명의 수비를 배치하는 3-5-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때때로 4-4-2도 병행해 쓴다.
전방 스트라이커의 한 명인 홍영조는 지난해 아시아 2차 예선에서 4골을 잡아낸 특급 골잡이다. 홍영조는 1대 1 상황을 과감하게 돌파하는 공세적인 축구를 한다. 북한이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결정된 상태에서 벌어진 지난해 11월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북한 0-1패)에는 힘을 비축하기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홍영조와 함께 투톱의 한 축을 이루는 김영수도 기술이 좋은 공격수다. 한 국내 전문가는 “남북통일팀이 결성된다고 해도 홍·김 두 공격수는 충분히 대표가 될 수 있는 공격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5명이 포진한 허리진용에는 리한재(히로시마)와 안영학(나고야)의 두 재일동포 선수가 눈에 띈다. 리한재는 투톱 바로 뒤에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으며 게임의 완급을 조절한다. 안영학은 왼쪽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득점과 어시스트를 올리는 핵심 선수다. 김영준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추를 담당하고, 3백의 수비진에는 장석철과 리명삼 등이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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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와 압박’= 북한 축구의 색깔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압박’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팀 선수의 대부분이 조선인민군 4·25부대(인민군 창건일에서 따온 이름) 소속이다. 김정식 단장은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가 군인정신을 가지고 있고 인민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승리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팀의 강한 정신력을 은근하게 과시했다. 일부 외국언론이 “경기 중에 골절을 해도 선수가 계속 플레이를 한다”고 전하는 것도 강한 정신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코 일본대표팀 감독도 북한팀에 대해 “정보를 얻기가 힘드나 신체적으로 강하고 운동량이 풍부한 팀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체격은 수문장 2명을 포함해 180㎝를 넘는 선수가 5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체력이 강인하고 팀의 규율이 강하며, 기술은 간결·실용적이라고 중국 언론인은 분석했다. 경기 스타일은 잔디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에 직접 패스를 통한 속공에 약하고, 확실하게 공을 잡아 플레이하는 습관이 정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정수 감독은 1980년대부터 90년도를 풍미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축구를 좋아하는 이론파이며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인 만큼 공격축구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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