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2.01 16:55 수정 : 2005.02.01 16:55

북한 축구대표팀의 두 선수가 지난달 15일 중국 하이난섬에서 공을 몰면서 훈련하는 표정이 매우 진지하다. 하이난/AP 연합

월드컵 최종예선 관전포인트
북한축구 전력해부


최근 북한 축구가 커다란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이후 가장 뜨거운 열기이다.

관심의 초점은 2월9일 일본 사이타마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첫 경기인 북한-일본전에 맞춰져 있다. 이 경기는 북-일 관계가 납치문제로 최악인 상태에서 벌어진다.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길지, 1993년 10월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출전 이래 12년 만에 국제무대에 얼굴을 내미는 북한 축구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모든 것이 관심사이다.

북-일 결전을 앞두고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북한 축구의 모습을, 일본 중국 등 국외언론의 보도와 북한 축구에 밝은 전문가들의 전언을 통해 살펴본다.

선수 대부분 인민군‥홍영조·김영수 '투톱' 두각
감독 80~90년대 풍미 윤정수씨‥공격축구 선호
훈련 새벽 6시~밤 10시 30분 초고강도 몸 만들기
약점 180cm 넘는 선수 5명 불과‥속공에는 미숙

3-5-2 전형= 북한 축구는 전방에 두 명의 스트라이커, 중원에 5명, 후방에 3명의 수비를 배치하는 3-5-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때때로 4-4-2도 병행해 쓴다.


전방 스트라이커의 한 명인 홍영조는 지난해 아시아 2차 예선에서 4골을 잡아낸 특급 골잡이다. 홍영조는 1대 1 상황을 과감하게 돌파하는 공세적인 축구를 한다. 북한이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결정된 상태에서 벌어진 지난해 11월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북한 0-1패)에는 힘을 비축하기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홍영조와 함께 투톱의 한 축을 이루는 김영수도 기술이 좋은 공격수다. 한 국내 전문가는 “남북통일팀이 결성된다고 해도 홍·김 두 공격수는 충분히 대표가 될 수 있는 공격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5명이 포진한 허리진용에는 리한재(히로시마)와 안영학(나고야)의 두 재일동포 선수가 눈에 띈다. 리한재는 투톱 바로 뒤에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으며 게임의 완급을 조절한다. 안영학은 왼쪽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득점과 어시스트를 올리는 핵심 선수다. 김영준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추를 담당하고, 3백의 수비진에는 장석철과 리명삼 등이 버티고 있다.

▲ 북한 축구대표팀이 지난달 15일 중국 하이난섬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몸을 푸는 가운데 한 선수가 피곤한 듯 하품을 하고 있다. 하이난/AP 연합

‘투지와 압박’= 북한 축구의 색깔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압박’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팀 선수의 대부분이 조선인민군 4·25부대(인민군 창건일에서 따온 이름) 소속이다. 김정식 단장은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가 군인정신을 가지고 있고 인민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승리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팀의 강한 정신력을 은근하게 과시했다. 일부 외국언론이 “경기 중에 골절을 해도 선수가 계속 플레이를 한다”고 전하는 것도 강한 정신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코 일본대표팀 감독도 북한팀에 대해 “정보를 얻기가 힘드나 신체적으로 강하고 운동량이 풍부한 팀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체격은 수문장 2명을 포함해 180㎝를 넘는 선수가 5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체력이 강인하고 팀의 규율이 강하며, 기술은 간결·실용적이라고 중국 언론인은 분석했다. 경기 스타일은 잔디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에 직접 패스를 통한 속공에 약하고, 확실하게 공을 잡아 플레이하는 습관이 정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정수 감독은 1980년대부터 90년도를 풍미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축구를 좋아하는 이론파이며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인 만큼 공격축구를 내세운다.

대일전 준비 상황= 북한은 첫 승부처인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 달 11일부터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고강도 전지훈련을 했다. 훈련량과 강도는 외국 언론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 아침 6시에 일어나 오후 10시30분까지 하루 3차례 연습을 했다. 연습 내용은 오전 6시반부터 약 1시간 동안 준비운동을 겸한 체력훈련, 오전과 오후에 각각 2시간씩 볼을 사용한 패턴 훈련. 패턴 훈련은 양 측면에서 올라오는 공을 쇄도해 들어오는 투톱에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또 합숙기간 동안 싱가포르 리그, 중국 리그 2부팀 등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다졌다. 지난 달 29일 열린 중국 2부리그 지린성 클럽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는 전반에 자책으로 1점을 먼저 내줬으나 후반 대공세로 3점을 몰아 넣어 역전승을 거두는 등 경기 감각이 절정에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2일 베이징에서 쿠웨이트와 비공개 마지막 평가전을 한 뒤 북-일전 2일 전인 7일 일본에 들어간다.

오태규 기자 ohtak@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