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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히딩크 논란 / 김창금 |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으로 한국 축구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메시아 대망론처럼 히딩크 감독을 얘기하고, 반대로 현장의 축구 지도자들은 지금 사령탑을 바꾸는 것은 자살행위라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때라고 말한다.
감독 한 사람이 축구의 수준과 성패를 좌우한다면 논쟁은 필요 없다. 언제나 최고의 감독을 영입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다. 최근 영국 코번트리대학에서 K리그를 주제로 한 석사학위 논문은 생각거리를 준다. 정원표씨가 네이버카페 리그월드에서 제시한 방법을 응용해 분석한 ‘K리그는 왜 국제대회 성적은 뛰어나지만 흥행하지 못하는가’라는 논문은 국내 기반이 취약하면 국제대회 성적도 허장성세임을 지적한다.
2016년 33개 나라의 1부리그 관중 수와 국내 중계권료, 1인당 소득과 총인구, 국내총생산 등을 적용해 비교분석한 이 논문에서 대표팀 역량의 토대인 K리그의 위상은 매우 낮다. 한 경기에 들어가는 중계권료를 경제규모로 나눈 항목에서 한국을 1로 보면, 영국(107)과 프랑스(100) 등 유럽의 주요 리그는 100 안팎이다. 일본(21)과 중국(89)은 물론 한국보다 하위 리그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15)나 베트남(1.4)도 한국보다 높았다. 크로아티아(0.89)만이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은 1983년 프로리그를 출범시켰지만 1인당 관중 지출(4.50달러)이나 평균 관중 수(7872명), 중계권료(530만달러)에서 최하위권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중계권료(3150만달러)나 1인당 관중 지출(9.74달러)에도 크게 밀린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4강을 이뤘지만, 그때는 1년6개월간 팀을 소집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유소년 축구나 지도자들의 승부 지상주의 변화, 팬들의 K리그 지원 등이 국가대표를 강화한다. 화타나 편작이 오기를 바랄 때 한국 축구는 후퇴한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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