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06 14:20
수정 : 2017.09.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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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오른쪽)과 염기훈이 6일 새벽(한국시각)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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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 명수 염기훈 크로스, 세트피스 능력 탁월
이동국 유효슈팅 2개 슈팅능력은 여전 입증
내년 시즌에도 지금의 상태 유지할지가 관건
중앙수비 첫 발탁 김민재 투지로 K리그 자존심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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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오른쪽)과 염기훈이 6일 새벽(한국시각)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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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에서 패스가 안 되고, 상대 밀집수비에 공격이 꽉 막힐 때, 유효한 공격 수단이 있다. 바로 측면에서의 예리한 크로스와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로 잰 듯한 연결과 골 결정력이다.
6일 새벽(한국시각)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34살 왼발의 명수 염기훈(수원 삼성)은 이를 몸으로 보여줬다. 그가 후반 19분 권창훈(23·디종)과 교체 투입된 뒤 무딘 한국팀의 공격력은 날개를 단 듯 달라졌다. 염기훈은 채 1분도 안 돼 상대 측면에서 문전으로 낮게 깔리는 크로스로 김민우(27·수원 삼성)의 강력한 왼발슛이 터지게 만들었다.
한국팀은 최종예선 10경기 동안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과 크로스 능력 부재,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진 등으로 답답한 경기를 되풀이했다.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태용 감독은 염기훈 등 K리그 스타들을 노장-신예 구분 없이 과감히 기용했고, 이번 2경기를 통해 그런 판단이 유효했음을 보여줬다. 중앙수비로 처음 기용된 신예 김민재(21·전북 현대)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한국팀의 무실점에 기여했다.
염기훈은 30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수원 삼성에서 측면공격수나 골잡이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전혀 식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준희 해설위원(KBS)은 “필드플레이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때 크로스 능력은 한국에서 톱”이라고 치켜세운다. 크로스나 세트피스가 주요한 득점 루트인 현대 축구에서 그의 높은 활용도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동국(38·전북 현대)도 짧은 출전시간에도 손흥민(25·토트넘) 등 젊은 공격수에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슈팅 능력을 보여줬다. 이란전에서는 후반 43분께 투입돼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칠 시간이 모자랐으나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후반 33분 이근호(32·강원)와 교체돼 들어가 두차례 골이나 거의 다름없는 유효슈팅을 작렬시키며 K리그 베테랑 골잡이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염기훈과 이동국은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갈 수 있을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정된 공격자원에서 둘은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결국 내년 시즌 K리그에서 둘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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