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8.31 23:21
수정 : 2017.08.3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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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의 장현수가 31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헤딩슛을 했으나 골대 옆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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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효수팅 0개…10명 뛴 이란과 졸전 끝 0-0 무승부
4승2무3패로 조 2위 …5일 우즈베크전 최소 비겨야 본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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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의 장현수가 31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헤딩슛을 했으나 골대 옆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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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골 차 승부였지만 한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은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에서 결정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경기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4승2무3패로 2위(승점 14)가 됐으나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10차전을 넘어서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중국에 0-1로 져 승점 12(4승5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한국과의 경기가 남아 있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직행티켓은 5일 결정된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비겨도 되지만, 지면 3위로 밀린다.
축구에서 몇 번의 기회는 온다. 그것을 넣고, 상대의 기회를 막으면 된다. 그 승운을 잡는 것은 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공은 둥글고 변수는 많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가 아니라 공격적으로 해법을 찾았다. 후반 7분 이란의 미드필더 에자톨라히의 퇴장은 행운이었다. 그러나 숫자의 우세도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유효 슈팅은 전무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황희찬을 원톱으로 손흥민, 이재성을 날개 공격수로 내세운 4-2-3-1 전형으로 이란과 맞섰다. 필승의 각오로 나선 신태용호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대표팀과는 달랐다.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천수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의 투혼이 살아났다”고 했다. 신 감독의 전술적인 변화로 경기는 내내 불꽃이 튀었다.
첫 포문은 왼쪽 수비수 김진수의 중거리슛으로 시작됐다. 전반 4분 측면을 파고든 김진수는 중거리슛으로 의욕을 과시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무실점(8경기)의 이란 수비를 뚫기는 쉽지가 않기에, 신태용 감독이 좌우 측면 수비의 김진수와 최철순에게 빠른 침투를 주문한 이유다. 하지만 벼랑에 몰린 우리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커 보였다. 전반 13분 이란의 코너킥 때 골키퍼 김승규는 단호하게 위치를 잡지 못해 슈팅을 허용하면서 이란의 만만치 않은 반응이 감지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권창훈이 곧바로 분위기를 바꾸며 아크 옆에서 얻은 프리킥은 맞춤한 기회. 하지만 낮게 깔아 찬 손흥민의 슈팅(전반 17분)은 이란 수비의 다리를 맞고 흘렀다. 이어 장현수의 헤딩슛(전반 19분)은 6만여 관중의 탄식을 자아내며 골대 옆으로 살짝 빠졌다. 조금만 안으로 들어갔어도 이란의 골키퍼가 꼼짝할 수 없는 골이 될 뻔했다.
수없이 고공 몸싸움이 이어지고, 압박 대 압박으로 경기장의 잔디는 곳곳이 파였다. 이란이 체격적으로 탄탄하고 개인기를 갖춘 팀이어서 공략이 쉽지는 않았다. 이때 이란 선수의 퇴장이 변수가 됐다. 상대 공격을 막던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이란의 에자톨라히와 공중 경합을 벌였고, 떨어지던 에자톨라히는 넘어진 김민재의 머리를 밟았다.
숫자가 앞선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란은 수비가 강하다. 후반까지 유효 슈팅이 거의 나오지 않은 이유다. 후방에서 길게 띄워주는 공도 잘 통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이재성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하면서 제공권 장악을 위한 변화를 주었다. 후반 32분 장현수가 아크 앞으로 치고 들어가다 얻은 프리킥은 또 한번의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하지만 권창훈의 직접 슈팅은 살짝 뜨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은 막판 이동국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한국은 2012년 이래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채 1무4패를 기록했다. 이번엔 꼭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맞섰고 디테일에서도 과거와는 달랐지만 얄미운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콧대를 꺾어주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뒤“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준비했지만 득점을 못해 아쉽다. 이란이 신체적 조건이 좋고 여우같이 볼을 차는 선수들이 많아 힘들었다. 공격을 나가기보다는 역습에 조심하면서 경기를 펼쳤다”고 했다. 또 “수비수 김민재는 상대 선수와 충돌 뒤 어지러움을 호소해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앞으로 우즈벡전에서 이기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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