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8.29 17:39
수정 : 2017.08.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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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2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실시된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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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손흥민 부상…최상 컨디션 아니어서 고민
이동국, 이근호 등 선발 출장 가능성도
부상중인 기성용은 파주에서 홀로 재활훈련
전문가 “초반 기동력 싸움에서 지면 안 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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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2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실시된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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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를 구할 적임자로 등장한 신태용(47) 감독은 이란과의 결전을 앞두고 어떤 필승카드를 준비하고 있을까?
31일(밤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자칫 한국 축구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도 물 건너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 영입이 실패작으로 끝난 것에 대한 책임 당사자인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러시아월드컵 본선 중계권(중계권료 1000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 3사는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현재 비상 상황이다. 이란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일단 한국팀 공격진에 이상 상황이 발생했다. 오스트리아와 유럽 무대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준 최전방 공격수 황희찬(21·잘츠부르크)과 측면 공격수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부상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대 초중반인 둘은 기동력과 템포가 빠른 축구를 구사하는 이란을 격파할 효과적인 카드로 꼽힌다. 공격 시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초반 기를 꺾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황희찬은 소속팀 슈팅훈련 때 다쳤던 오른쪽 무릎 안쪽 인대 통증이 남아 있고, 손흥민은 지난 6월 수술을 받았던 오른팔이 아직 불편하다.
그러나 이들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신태용 감독은 28일 저녁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발 11명은 경기 당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베스트11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음을 비쳤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황희찬·손흥민 출전 가능성을 두고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준희 해설위원(KBS)은 “한국이 이번 이란전에서 초반 기동력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며 “이 때문에 노장 선수들이 공격진에 선발 출전하는 것보다,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더라도 젊은 선수들이 먼저 투입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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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수문장 김승규가 2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김해운 코치가 던진 볼을 받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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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자원은 황희찬·손흥민 말고도 풍부하다. 원톱 자원은 신태용 감독이 과감하게 2년10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시킨 이동국(38·전북 현대)과 1m96 장신 김신욱(29·전북 현대)이 있다. 신 감독이 과감하게 이동국을 발탁한 것은 그를 이란전에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동국은 과거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두번이나 있고, A매치에 103차례 출전해 33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자리인 왼쪽 공격수 대체 자원으로는 이근호(32·상주 상무)와 염기훈(34·수원 삼성)이 있다. 이근호는 활동 반경이 넓은 종횡무진 공격형이어서 손흥민이 나오지 못할 경우 대체 자원으로 투입될 수 있다. 중앙이나 오른쪽 미드필더 자원도 넘쳐난다. 이재성(25·전북 현대), 남태희(26·알두하일SC),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23·디종FCO), 김보경(28·가시와 레이솔) 등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신 감독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기성용(28·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결장 가능성이 높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장현수(26·FC도쿄)가 대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2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실시된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파주에서 홀로 재활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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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 저녁 팀 숙소인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시설이 형편 없다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국내 훈련장 사진에 대해 “한국에 왔다는 걸 알리려 올린 것이다. 세계의 지인에게 생활을 공유하고, 이란에 있는 이들에게도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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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백진은 주장 완장을 차게 된 중앙수비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의 파트너로 김기희(28·상하이 선화)가 유력하지만 스피드와 투쟁심이 좋은 신예 김민재(21·전북 현대)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신태용 감독은 왼쪽풀백은 김진수(25·전북 현대)와 김민우(27·수원 삼성), 오른쪽 풀백은 최철순(30·전북 현대)과 고요한(29·FC서울)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골키퍼 장갑은 경험 많은 김승규(27·빗셀 고베)가 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선 명지대 축구연구소장은 “이란은 역습에 능하고 공수 전환이 빠르다. 한국이 초반에 실점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며 초반에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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