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5.30 15:15 수정 : 2017.05.30 20:07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살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은 공격축구와 발랄한 플레이로 외국 스카우트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수단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 전주/연합뉴스

〔마쿠스 한의 20살 월드컵 리포트〕
20살 이하 월드컵 한국 공격축구 “정말 좋다”
최전방 조영욱은 가장 젊어 관심 폭발
백승호 높게 평가, 이승우는 “재미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살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은 공격축구와 발랄한 플레이로 외국 스카우트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수단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 전주/연합뉴스
한국에서 열리는 20살 월드컵은 각국의 스카우트에게도 관심의 대회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스카우트를 위해 배정된 좌석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대개 유럽의 프로팀 소속 스카우트로 이번 경기에서 눈에 띄는 선수를 찾아내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나 독일의 레버쿠젠, 아우크스부르크의 스카우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많이 만나 안면이 있는 인물들이고, 프랑스의 AS모나코나 이탈리아 세리에A의 삼프도리아 스카우트는 새로 낯을 익혔다. 미국프로축구(MLS) 구단에서도 사람들이 왔고, 스페인의 세비야와 발렌시아에서도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대략 20~30명의 스카우트는 소속 구단이 국제축구연맹에 요청해 얻은 티켓을 챙겨 경기를 관람한다.

이들은 한국의 축구시스템은 잘 모른다. 몇몇 스카우트를 데리고 대학축구 유-리그에 데려가 보여줬더니 놀라는 표정이다. 이들은 “유럽에서는 성인무대 1, 2부에서 뛰어야 할 19~22살의 선수들이 매주 대학 무대에서 뛰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무대에서 올라온 20살 이하 대표 선수들이 진행 중인 월드컵에서 어떻게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하는지 놀랍다”고 했다. 프로산하 유스팀이 있지만, 아직도 많은 선수가 학원 스포츠를 통해 충원된다는 얘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럽의 스카우트에게 토트넘의 손흥민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뛰는 황희찬도 조금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2002년 안정환 이후 인연이 끊긴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을 잘 모른다. 이번 시즌 북한의 한광성이 세리에A 칼리아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이번에 한국에 와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많은 스카우트가 관심을 보이는 한국 선수는 조영욱(고려대)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다부지게 뛰면서, 저돌적이고 빠르고 근성 있는 그의 플레이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유럽에도 조영욱 만한 선수는 많지만, 황희찬과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관심을 갖는다. 더욱이 18살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세비야의 스카우트는 “만약 우리가 뽑는다면 2군에서 뛰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세비야의 2군은 스페인 프로축구 2부여서 매우 수준이 높다. 다만 이 스카우트는 “나는 결정권이 없다. 귀국해 보고하면 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 스카우트가 한국팀의 경기를 보면서 선수 메모를 하고 있다. 마쿠스 한 제공
그다음으로 많이 얘기되는 선수는 백승호(바르셀로나 B)다. 스카우트들은 “바르셀로나에서 성인 축구를 해서 그런지 기술과 드리블이 좋고, 여유로운 게 다른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고 말한다.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에 대해서는 모두 재미있어한다. “한방이 있고 스피드도 기가 막히다”고 한다. 그러나 성인 축구로 올라갔을 때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어 사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펼쳐진 신태용 감독의 축구에 높은 평가를 한다. 공격적이며 패스가 빠르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하는 플레이는 유럽의 스카우트가 선호하는 축구다. 실제 유럽에서는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격 축구 스타일을 좋아한다. 스카우트는 재능도 보지만 선수가 공격적인 생각을 갖고 플레이하는지를 더 관심 있게 지켜본다. 한 스카우트는 “한국 축구가 롱볼로 이어가는 ‘뻥’ 축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만족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과정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대표팀이 고전하는 것을 두고는, “A대표팀에도 공격적인 선수들이 있을 텐데 (신태용 감독식의) 이런 플레이가 안 나오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27일 인천에서 열린 남아공과 우루과이의 20살 이하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는 스페인 세비야 구단의 스카우트들. 마쿠스 한 제공
스카우트들은 한국의 날씨와 음식에 만족한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컵라면 외에는 먹을 게 없어 곤혹스러워한다. 하루 두 차례 경기가 열리지만 매점도 부족하고, 먹을 것도 없다. 야구장에 가면 치킨이라도 먹을 수 있는데, 축구장엔 그것도 없다. 독일 축구장에 비하면 먹거리가 10분의 1 수준이다. 나중엔 햄버거를 바지에 넣고 숨겨 가 먹어야 했는데, 이런 점은 외국의 스카우트한테도 불편해 보였다.

<한겨레> 통신원 mhan2002@hanmail.net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