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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16 12:20 수정 : 2017.04.16 21:54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15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막판 골을 넣은 빈센트 얀선에게 축하를 해주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PL, 본머스전 12골로 총 19호골
한국인 유럽무대 시즌 최다골 타이
경기 많이 남아 차범근 기록 깰 듯

차-손, 헛달리기·절실함 등 닮은 꼴
“득점기회 찾기 위해 뛰고 또 뛰어”
아직 젊어…통산 기록도 시간문제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15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막판 골을 넣은 빈센트 얀선에게 축하를 해주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토트넘의 손흥민이 ‘전설' 차범근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리그 수준이나 환경이 달라져 단순 비교에는 허점이 있다. 하지만 숫자로 이뤄진 기록만 보면 손흥민이 역대 유럽 무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뜰 준비는 돼 있는 것 같다.

손흥민(25)은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의 안방 경기장에서 열린 2016~2017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32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4경기 연속골을 작성한 손흥민은 정규리그 12호 골을 기록하면서, 이번 시즌 컵대회(6골)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1골)까지 합쳐 19골째를 만들었다. 이 기록은 1985~86 시즌 분데스리가 차범근이 기록한 19골(리그 17골, 컵대회 2골)과 동률이다. 단순하게 비교하면 차범근 현 피파(FIFA) 20살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앞으로 6번의 정규리그 경기와 축구협회컵 4강 첼시전을 남겨두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차범근 감독의 무게감이 워낙 강렬하고 포지션 때문에 은퇴한 박지성이나 현재 뛰고 있는 유럽파를 차 감독과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차 감독과 같은 스트라이커로서 비교가 가능하다. 손흥민이 대선배를 따라 더 노력했을 것이고, 시대 차이가 있지만 손흥민이 기록을 세우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하재훈 전 에스케이(SK) 감독은 손흥민과 차 감독의 공통점으로 헛달리기와 집요함, 절실함을 꼽았다. 하 감독은 “득점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1차, 2차, 3차 순으로 계속 움직여야 한다. 어쩌다 한번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뛰고 또 뛰어야 하는데 손흥민은 그런 점에서 차 감독을 닮았다”고 했다.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는 손흥민은 밖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가야 득점 기회를 만든다. 이때는 원톱이 수시로 들고 나면서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공을 받으러 움직여 들어갈 때 공이 안 온다고 멈춰 서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헛달리기'(free running)를 많이 하는 선수한테 기회는 온다.

살아남기 위한 절실함도 엿보인다. 하 감독은 “손흥민을 보면 골을 넣어야 한다는 욕심이 보인다. 패스를 할 수 있는 순간에도 골을 잡아내려고 하는 집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계량화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골이다. 여기에 스피드와 체력을 다지면서 세기에서의 부족함을 만회하고 있다. 차범근 부위원장이 세계 최고의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뛰었고, 손흥민 역시 스페인과 독일의 프로리그와 함께 현재 최고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점도 비슷하다.

물론 유럽 무대 한국인 선수 시즌 최다 골 기록 경신을 앞둔 손흥민의 갈 길은 멀다.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10년 동안 리그(98골)와 각종 경기(23골)를 합쳐 통산 121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유럽 1부리그에 진입한 뒤 7년 동안 리그(57골)를 비롯해 통산 76골을 쏘았다. 앞으로 차범근 감독의 기록을 따라가려면 한참 남았다. 더욱이 공격수는 상대의 견제를 많이 받게 되고, 그로 인한 부상의 위험을 언제나 안고 있다.

하재훈 감독은 “손흥민이 아직은 젊고, 지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차범근 감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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