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2 16:22
수정 : 2017.04.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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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FC서울 감독. 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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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시드니 잡고 2017 AFC챔스 첫 승
비주전·신예 등 1.5진으로 의외의 수확
“좋은 활약 선수 중용”…경쟁 유도
데얀, 마우링요 등 외국선수 부활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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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FC서울 감독. 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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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어디까지나 경쟁이다.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계속 중용될 것이다.”
‘황새’ 황선홍(49) FC서울 감독이 지난 11일 밤 호주 원정에서 웨스턴시드니를 3-2로 잡고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에서 어렵게 첫 승을 거둔 뒤 한 말이다. F조 조별리그 초반 뜻밖의 3연패를 당해 애초 목표로 내세웠던 우승은커녕, 16강 진출도 거의 힘들어진 상황에서 꺼져가는 불씨를 살린 승리였다. 신예도 잘하면 과감하게 기용하겠다는 그의 이런 말에서 많은 고민이 묻어 나온다. 아직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수비와 미드필더 등 특정 포지션에 주전과 비주전의 경쟁을 유도해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3백을 선호하는 황선홍 감독은 이날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3백은 오스마르를 중심으로 황현수·정인환을 기용했고, 신인 박민규와 이규로를 양쪽 윙백으로 활용했다. 오스마르를 빼고는 이번 시즌 확실한 주전감은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 이석현과 황기욱도 마찬가지다. 최전방 공격진만 마우링요, 데얀, 이상호 등 주전급을 내세웠다. 그러고도 전반 4분 이석현의 선제골, 전반 42분 데얀의 페널티골, 그리고 후반 25분 데얀의 골로 3-0으로 앞서나갔다. 수비가 우왕좌왕하면서 후반 32분과 추가시간 2분 내리 골을 내준 게 아쉬웠지만 원정에서의 3-2 짜릿한 승리였다. K리그 클래식 이번 주말 경기에 대비해 윤일록·박주영(이상 공격), 김치우·주세종·고요한(미드필더), 김동우(수비) 등 주전을 대거 빼고도 얻은 승리였다.
FC서울은 앞서 지난 2월 안방 1차전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에 0-1로 지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원정 2차전에서 2-5, 웨스턴시드니와의 안방 3차전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희망을 사실상 버렸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가 더욱 문제였다. 4경기에서 무려 11실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2.75골을 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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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링요가 11일 웨스틴시드니와의 경기에서 측면을 파고들고 있다. 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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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주 원정에서는 마우링요가 모처럼 왼쪽 측면을 휘저으며 데얀에게 페널티킥 상황을 만들어주고, 데얀이 직접 필드골까지 넣는 등 침묵하던 외국인 선수들이 공격에서 맹활약해줘 황 감독은 다소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또 황현수·황기욱 등 중고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준 것도 그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 때 같은 막강 전력을 꾸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아 황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FC서울로서는 2승2무1패로 리그 5위로 처져 있어, 16일(오후 3시)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힘을 내야 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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