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004 시즌이 끝나고 5개 팀의 감독이 바뀌었다. ‘대물’ 선수들도 여럿 보금자리를 옮겼다. 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려면 그전에 팀 전력을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야 한다. 13개 구단은 그래서 국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구단 사정에 따라 전지훈련 지역은 가지각색이다. 전통의 전지훈련지는 터키 쪽이지만 2월에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가까운 일본과 중국으로 간다. 브라질로 가 훈련도 하고 외국인 선수도 고르려는 실속파도 있다.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기 위해 쉬려고 비행기를 타는 구단도 발견됐다. 전지훈련의 약발을 잘 받아 9개월 동안의 케이(K)리그 대장정에서 웃는 팀은 과연 어디일까? %%990002%%
1. 날씨·잔디 환경 최적 유럽행 '고전파' 프로축구 구단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터키의 안탈리아. 올해는 부천 에스케이(SK)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해에 이어 또 찾을 계획이다. 기후가 온화해 케이리그가 시작되는 한국 봄 날씨와 유사하다는 게 장점이다. 물가도 비교적 싼데다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다. 빅리그는 아니지만 동유럽 쪽 프로 구단들도 훈련을 오기 때문에 연습경기를 자주 할 수 있다.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는 터키 인근의 키프로스 공화국으로 간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잔디 환경이나 기후도 좋지만 선수들이 다른 생각 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 싼맛에 기쁨 두배 중·일지역 '실속파' 절반 가까운 6개 구단이 중국과 일본으로 간다. 정규리그 시작에 앞서 2월에 공식 경기 일정이 있는 구단들이 가까운 곳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3개국 대회(A3)에 참가하는 수원 삼성은 일본 고마모토로, 포항 스틸러스는 중국 쿤밍으로 간다. 통영컵에 출전하는 부산 아이콘스도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시차가 많이 나지 않아 돌아와서 곧장 경기를 뛰어도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 현대와 성남 일화는 일본 가고시마로 간다. 울산 관계자는 “현지 축구 관계자들이 호의적인데다 가격도 할인해줘 선택했다”며 “나중에는 황보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오이타로 이동해 연습경기를 두번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광주 상무도 중국 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 3. 용병도 구해볼겸 브라질서 '실전파' 전지 훈련에다 외국인 선수 보강까지 염두에 두고 아예 브라질로 가는 구단도 있다. 대구FC와 대전 시티즌은 상파울루로 훈련 장소를 잡았다. 이 팀들은 지난해에는 터키로 갔으나 막판 이상기온에 곤욕을 치러 방향을 바꿨다. 올해는 선수 보강을 하자는 뜻도 있어 브라질로 발길을 옮기기로 했다. 두 팀 모두 현지 프로 팀들과 15번 안팎의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양팀 관계자들은 “삼바 선수들을 직접 보고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4. 가볍게 기분전환 호주로 '나홀로파' 전북 현대는 15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인근으로 출국했다. 독특하게도 연습경기 일정은 거의 잡지 않았다. 전북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대회에 참가하느라 경기도 많이 뛰어 선수들이 지쳐 있고, 올 시즌 선수 구성의 변화도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훈련도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하면서 가볍게 기분을 전환하고 돌아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990003%%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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