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그늘 속에 숨은 샛별들 “날좀 보소” 올해 88명의 신인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프로축구판에 발을 내디뎠다. ‘거물 신인’ 박주영(20·FC서울)은 가장 빛나는 별이다. 2경기 만에 벌써 1골을 작렬시켰다. 박주영만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해도, ‘박힌 돌’을 빼내고 벌써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사령탑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새내기들도 있다. ◇ 허정무 감독이 주목한 양상민=“장점을 많이 갖춘 선수다.” 허정무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팀의 왼쪽공격을 맡고 있는 양상민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스피드와 체력이 좋다.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긴 스로인도 그의 전매특허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크로싱이 주특기다. 6일 FC서울과의 안방 개막전 때 노병준의 2번째 골도 그의 절묘한 크로싱에서 나왔다. 현재 신인 중 득점은 박주영이, 도움은 양상민이 1개씩을 기록하고 있다. 원래 수원 삼성에 입단할 예정이었으나, 그의 뛰어난 능력을 높이 산 전남이 숭실대를 미처 마치기도 전에 영입했다. ◇ ‘제2의 홍명보 감’ 조용형=고려대 3학년을 포기하고 부천 에스케이에 입단해 즉각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연고전 때 같은 팀의 박주영이 결승골을 넣을 때 멋진 도움을 기록하며 부천 관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이에 비해 침착한 경기운영이 돋보이고 시야도 넓다. 17살 이하 청소년대표를 거쳐 2003년에는 박성화 감독 아래서 20살 이하 청소년대표로 뛰었다. 부천의 김현태 코치는 “공 차는 스타일이 마치 예전의 홍명보 같다”며 “장래에 국가대표 중앙수비를 맡길 만한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 ‘센스 있는 미드필더’ 최효진=중동고와 아주대를 거쳐 올해부터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시절에는 처진 공격수를 맡았지만 프로에 와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달 감바 오사카와의 친선경기 때 깜짝 선발 출전했다가, 9일 전남과의 안방경기 때 다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1m72로 키는 비교적 작지만, 공 다룸이 정밀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로 장외룡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장 감독은 “상당히 센스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 김재성 박병규 곽태희도 눈여겨볼만=김재성은 공수 완급조절 능력과 공 다루는 솜씨를 인정받아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부천의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김현태 코치가 “슈팅력도 좋고 근성도 있어 고마울 정도로 예쁘다”고 말할 정도다. 울산 현대의 박병규는 강한 태클과 몸싸움, 안정된 수비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대선배 유상철에게 밀려 벤치만 달구고 있다. 이상철 울산 코치는 “상철이가 대표팀에 차출되면 그 자리를 맡을 재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1m88의 큰 키로 제공권과 신체균형 감각이 뛰어난 FC서울의 차세대 중앙수비수 곽태희는 노장 이민성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주전 틈새 뚫은 ‘중고 신인’들 “감 잡았소” 이종민·김철호·여승원 등 출전기회 늘어나자 ‘펄펄’ ‘2~3년차 징크스는 없다.’ 2003년과 2004년 데뷔한 ‘중고 신인’들이 올 시즌 프로축구 무대를 강타하고 있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프로 3년차인 이종민(22·울산 현대)은 6일 광주 상무와의 2005 삼성 하우젠컵 시즌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13일 두번째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작렬시키며 2경기 연속골 행진으로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2003 세계청소년대회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던 이종민은 빠른 발과 돌파능력을 갖춘 재주꾼. 그러나 2003년 수원 삼성에 입단하면서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자주 잡지 못했고, 2년 동안 도움주기 2개가 기록의 전부였다. 그러던 그가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뒤, 붙박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으면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종민과 호흡을 맞춰 최전방 공격을 맡고 있는 김진용(23·울산 현대)도 무서운 데뷔 2년차. 지난해 팀 내 브라질 공격수 틈바구니에서 18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으로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다. 힘이 좋고, 스피드에 몸싸움 능력까지 겸비했다. 올 시즌 2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울산 공격의 핵 노릇을 하고 있다. ‘고교 때 1m58에서 대학 때 1m77로 컸다’는 전설(?)의 주인공 김철호(22·성남 일화)도 펄펄 날고 있다. 2003년 성남 2군에서부터 밑바닥을 경험한 뒤 지난해부터 1군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칼을 갈았다. 결국 13일 FC서울전에서 후반 골대를 맞히는 슛으로 분위기를 잡더니, 결국 통렬한 결승 쐐기골로 프로 데뷔골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강원관광대에서 뛰던 그를 발탁한 김학범 성남 감독은 “움직임이 좋고 패스 연결과 체력이 뛰어나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2003년 광운대 1년생으로 당시 대학축구연맹이 제정한 ‘2003년 대학축구대상’ 최우수선수에 올랐던 여승원(21·인천 유나이티드)도 데뷔 2년차인 올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1m85, 74㎏의 당당한 체격에 100m를 12초3에 끊는 빠른 발로 인천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여승원과 함께 공격을 담당하는 고교대회 최우수선수 출신의 이근호(20)도 돌파력과 드리블, 침착함으로 지난해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한 한을 풀 태세다. 이밖에 박주영(20·FC서울)의 빛에 가린 청소년대표팀의 ‘숨은 보배’ 김승용(20·FC서울·프로 2년차), 역시 청소년대표팀의 프로 3년차 백지훈(20·FC서울)도 올해 프로무대를 깜짝 놀라게 할 중고 신인들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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