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9.17 10:23 수정 : 2018.09.17 10:31

앤젤라 스탠퍼드(미국)가 16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막을 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9년 만에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40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FP 연합뉴스

9년 만에 나온 40대 여자 메이저 챔피언
“메이저 우승 없이 은퇴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앤젤라 스탠퍼드(미국)가 16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막을 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9년 만에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40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FP 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달성한 앤젤라 스탠퍼드(미국)는 1977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만 41살이다. 2001년 엘피지에이 투어에 데뷔한 18년 차 선수다.

그는 16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막을 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9년 만에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40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골프에서 가장 최근 40대 나이에 메이저를 제패한 경우는 2009년 브리티시오픈의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로 당시 그의 나이는 40살이었다. 그 이후 여자골프에서는 40대는 고사하고 30대 중반의 메이저 우승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스탠퍼트는 그동안 출전한 메이저 대회만 이번 대회까지 76회에 이른다. 이 대회 전까지 75차례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그가 거둔 최고 성적은 2003년 유에스(US)오픈 공동 2위다.

스탠퍼드는 에비앙 우승컵을 품에 안은 뒤 인터뷰에서 “그때 연장에서 졌는데 투어 3년 차였던 나는 내가 얼마나 메이저 우승에 근접했었는지 알지도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일반 투어 대회에서는 5승이 있지만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던 스탠퍼드는 말 그대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가 선두였던 시간은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뒤진 4위에서 출발한 스탠퍼드는 15번 홀(파5) 이글로 처음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곧 이은 16번 홀(파3)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빗나가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다시 선두와 2타 차로 멀어졌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는 17번 홀(파4)에서 약 7.5m 긴 거리 버디 퍼트를 넣고 다시 1타 차로 따라잡았으나 이 격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시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약 3m 버디 퍼트에 실패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아쉬워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에이미 올슨(미국)의 18번 홀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었다. 올슨은 스탠퍼드와는 반대로 4라운드 내내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8, 9번 홀에서 잠시 김세영(25)과 공동 선두를 이뤘고, 스탠퍼드의 15번 홀 이글이 나왔을 때 역시 잠시 공동 선두를 달린 것을 제외하고는 경기 내내 단독 1위였다. 하지만 18번 홀에서 약 12m 파 퍼트, 약 2m 보기 퍼트를 연달아 놓치는 바람에 마지막 1타를 남기고 선두 자리를 스탠퍼드에게 내주며 공동 2위로 밀려났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던 스탠퍼드는 믿기 어려운 상황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스탠퍼드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신도 참 재미있는 분”이라며 “나는 기독교 신자지만 그렇다고 신이나 그의 계획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신의 계획이라면 메이저 우승 없이 은퇴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되니 그의 유머 감각도 대단한 것 같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경기 내내 선두였던 올슨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특히 올슨은 경기 내내 리더보드를 보지 않다가 18번 홀 티샷을 하기 전에 상황을 알았고, 18번 홀 티샷 실수로 다잡았던 우승을 날렸다. 스탠퍼드는 “올슨과 나는 같은 크리스천”이라며 “나는 단지 올슨이 18번 홀에서 느꼈을 감정을 짐작할 뿐이지만 그에게는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기 때문에 또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짜릿한 우승 순간에 스탠퍼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역시 어머니였다. 그의 어머니 낸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며 올해 상반기에 암세포가 뼈로 전이됐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엘피지에이 투어 인터넷 누리집에는 “어머니의 암이 악화했다는 소식은 이날 16번 홀 더블보기보다 더 큰 전쟁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날 스탠퍼드는 때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어머니의 쾌유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