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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09 10:24 수정 : 2018.07.09 22:34

김세영이 9일(한국시각) 손베리 크리크 엘피지에이 클래식 우승트로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타트 매니지먼트 제공

손베리 크리크 엘피지에이 클래식 4라운드
버디만 7개 잡으며 최다언더파 기록 세워
2001년 소렌스탐의 27언더파 17년 만에 경신

김세영이 9일(한국시각) 손베리 크리크 엘피지에이 클래식 우승트로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타트 매니지먼트 제공
1~4라운드 동안 버디를 31개나 잡아냈다. 그리고 이글 1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무려 31언더파 우승. ‘빨간 바지의 마법’이 또다시 통했다.

‘태권낭자’ 김세영(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를 새롭게 썼다. 9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6624야드)에서 열린 손베리 크리크 엘피지에이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약 22억여원)에서다. 김세영은 이날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63+65+64+65)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 지난해 5월 멕시코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우승 이후 14개월 만의 정상 등극이다. 또 2015년 데뷔해 개인 통산 7번째 투어 우승. 2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는 무려 9타 차가 났다.

김세영이 31언더파 대기록이 쓰여 있는 팻말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타트 매니지먼트 제공
무엇보다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지난 2001년 작성한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파72·27언더파 261타)을 4언더파나 넘어섰기에 우승은 값졌다. 지난 2004년 카렌 스터플스(미국)가 작성한 72홀 최저타 기록(파70·22언더파 258타)도 갈아치웠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30언더파를 넘겨 우승한 것은 김세영이 처음이다. 김세영은 2016년 3월 제이티비시(JTBC) 파운더스컵에서 소렌스탐과 타이기록인 27언더파로 우승한 경력이 있다.

또 미국 남녀프로골프 투어 통틀어 72홀 최다 언더파 타이기록도 세웠다. 남자 기록은 200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어니 엘스(남아공)가 31언더파로 우승했다. 미국프로골프 투어 최저타수 우승은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2017년 소니오픈에서 세운 253타(27언더파)다.

1m63으로 비교적 단신인 김세영은 어릴 적부터 태권도(공인 3단)로 단련돼 탄탄한 하체에서 나오는 드라이버샷(평균 비거리 265.20야드·투어 19위)이 폭발적이다. 대회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와 그동안 믿기지 않는 샷으로 역전드라마를 숱하게 일궈왔다.

지난해 1승을 올려 세계랭킹이 8위까지 올랐다가 올해는 부진해 26위까지 처졌으나 이번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김세영은 경기 뒤 “기록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2년 전 파운더스컵에서 27언더파를 치고 이번엔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어서게 돼 꿈이 이뤄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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